전체 글375 34년 군 경험으로 본 호르무즈 파병과 코리아패싱: 안보의 레드라인을 묻다 (교전규칙, 미중경쟁, 코리아패싱) 뉴스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대부분은 '또 미국 눈치 보는 건가' 싶다가도 '그래도 우리 유조선이 지나는 길인데'라는 생각이 뒤따를 겁니다. 저도 34년 가까이 군에 있으면서 그 두 감정 사이에서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히 군함을 보내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동맹, 그리고 전쟁 개입 위험이 한꺼번에 얽힌 사안입니다.호르무즈 파병과 왕건함: 교전규칙 없는 파병은 백지수표다일반적으로 '비전투 임무'라고 하면 위험이 낮은 작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전투함이 분쟁 해역에 들어가는 순간, 임무의 명칭보다 현장의 상황이 먼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교전규칙(ROE, Rules of Engageme.. 2026. 9. 20. 34년 포병장교가 본 북한 핵위협: 풍계리 지진과 KN-23이 알리는 경고 (풍계리 지진, 핵전력, 안보 대비) 솔직히 저는 풍계리 핵실험 이후에도 땅이 계속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핵실험은 그 순간 끝나는 사건이라고 막연히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무려 1,300건 이상의 지진이 관측됐다는 연구 결과를 접하고 나서야, 이것이 단순한 군사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34년간 포병장교로 복무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면, 한 번의 행동이 끝났다고 해서 그 영향까지 끝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입니다. 풍계리 지진: 핵실험이 남긴 땅속의 후폭풍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부산대 김광희 교수 팀과 중국 공동연구진의 분석 결과는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핵실험 충격으로 최소 24km 길이의 단층(斷層)이 재활성화되었.. 2026. 9. 19. 호르무즈 해협 통과 상선 하루 4척 급감: 중동 비대칭전과 한국의 안보 (비대칭전, 해상교통로, 확전 구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상선 물동량이 하루 4척 수준으로 급감했습니다. 34년간 포병장교로 복무하면서 수많은 작전 상황을 다뤄봤지만, 이 숫자는 저도 한 번 더 눈여겨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한 해상 충돌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동맥이 좁아지고 있다는 엄중한 신호이기 때문입니다.비대칭전: 약한 쪽이 강한 쪽을 흔드는 법비대칭전(非對稱戰, Asymmetric Warfare)이란 전통적인 군사력 비교에서 열세에 놓인 세력이 드론, 탄도미사일, 기뢰, 소형 고속정 같은 저비용 수단으로 상대에게 불균형적으로 큰 피해와 부담을 강요하는 전쟁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싸움의 규칙 자체를 바꿔버리는 전략입니다. 후티 반군이 바로 그 교과서적인 사례입니다. 탄도미사일과 공격 드론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이 항.. 2026. 9. 19. 호르무즈 해협 파병 논의: 전직 군인이 본 '단계적 전략'과 'Exit Clause'의 필수성 (위기 배경, 단계적 전략, 국익 협상) 2026년 5월, 호르무즈 해협 UAE 항구에 정박 중이던 한국 화물선 나무호가 미상의 비행체에 피격됐습니다. 그 순간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은 26척에 달했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접했을 때 저는 단순한 외교 뉴스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우리 국민의 생명과 물류가 직접 묶여 있는 현장이었기 때문입니다.호르무즈 위기,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가일반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문제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지역 분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 시각은 절반만 맞습니다. 대한민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그 대부분이 이 해협을 통과합니다. 나무호 피격 사건이 단순한 물류 사고가 아니라 국가 안보 사안으로 격상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항행 자유(Freedom of Navigati.. 2026. 9. 18. 강한 군대가 있으면 나라는 지킬 수 있을까? 사우디 사태가 던진 현대전의 경고 (지정학적 봉쇄, 에너지 수출, 회복탄력성) 강한 군대가 있으면 나라는 지킬 수 있을까요? 군 생활을 오래 하면서 저는 그 믿음이 조금씩 흔들리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현재 상황이 그 이유를 정확히 보여줍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 전투에서 진 것도 아닌데, 석유를 팔 길이 사실상 모두 막혀버렸습니다.지정학적 봉쇄: 호르무즈와 홍해가 동시에 닫혔을 때작전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주 기동로(MSR, Main Supply Route)가 차단됐을 때의 대안입니다. 주 기동로란 병력과 물자가 이동하는 핵심 통로를 뜻하는데, 군에서는 이 경로가 하나뿐이면 그것 자체를 취약점으로 봅니다. 실제로 제가 야전 부대에서 대규모 기동 훈련을 주관할 때도, 주 기동로에 연막탄이 터지며 '차단' 판정이 내리는 순간 현장 지휘소 .. 2026. 9. 18. 폴란드 최전선에 배치된 K2 흑표 전차: 전직 군인이 본 '전력화'와 '후속군수지원'의 진짜 의미 (전력화, 후속군수지원, 억제태세) 폴란드 북동부 최전선에 K2 흑표 전차가 배치됐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단순한 수출 실적 뉴스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배치 위치를 보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칼리닝그라드와 코앞인 브라니에보, 러시아·벨라루스 국경에 맞닿은 요충지에 실전 배치됐다는 건, 단순한 계약이 아니라 실제 전쟁 억제를 위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전력화, 장비가 부대에 도착한다고 전투력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제가 군 생활을 하면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게 있습니다. 장비가 새것이라고 해서 그날부터 바로 싸울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전력화(戰力化)란 장비를 부대에 넣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운용 인원이 장비의 특성을 완전히 숙달하고 지휘관이 기존 부대 편제와 결합하는 방법을 체득해야 비로소 완성되는 과정입.. 2026. 9. 17. 이전 1 ··· 7 8 9 10 11 12 13 ··· 6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