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수출18 K9 자주포 스페인 현지화 논란 (현지화 요구, 미국시장, K9A2·A3) 스페인이 K9을 도입하면서 자국 업체 부품을 끼워 넣으려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34년 군 생활을 돌아보면, 이게 사실 방산 시장에서는 아주 오래된 협상 문법이라는 걸 금방 떠올리게 됩니다. 무기를 사는 나라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를 원합니다. K9이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바로 그 지점입니다.스페인의 현지화 요구, 기술 탈취인가 협상 전략인가스페인의 방위산업체 인드라(Indra)가 K9을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자국 업체인 사파(SAPA)의 변속기 적용을 요구한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기술 탈취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방산 계약에서 현지화(Localisation)란 구매국이 자국 부품이나 생산 .. 2026. 7. 29. 계약서 찍기도 전에 전차부터 보냈다 (선배송 전략, 납기 경쟁력, K-방산 경쟁력) 계약서에 도장도 찍기 전에 전차를 먼저 보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귀를 의심했습니다. 34년간 군에서 복무하면서 수많은 무기 도입 사업을 지켜봤지만, 이런 방식은 전례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뜯어볼수록 이건 무모한 결정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었습니다. K2 전차의 페루 파견이 왜 세계 방산 시장에서 회자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짚어봤습니다.계약 전 장비 반입, 무모한 결정인가 계산된 전략인가현대로템이 K2 전차를 페루에 먼저 들여보낸 건 단순한 영업 쇼가 아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페루군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핵심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과연 이 전차가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문제였습니다. 시험평가(Operational Test and Evalu.. 2026. 7. 29. 남중국해 분쟁이 왜 '남의 일'이 아닌가 (회색지대 전략, 해상교통로, 방산수출) 뉴스에서 남중국해 충돌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저건 먼 나라 얘기 아닌가"라고 넘기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34년간 군에서 복무하며 합동작전을 계획하고 정책부서에서 동북아 안보 환경을 분석하다 보니, 남중국해에서 해경선 하나가 움직이는 것도 우리 수출입 물동량과 에너지 수송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이 글은 그 연결고리를 풀어보려 합니다.회색지대 전략: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압박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구사하는 방식을 보면 군함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해경선, 민병선, 어선을 대거 투입해 분쟁 해역을 잠식하는 식입니다. 전문 용어로 회색지대 전략(Gray Zone Strategy)이라고 부릅니다. 이란 군사적 충돌의 문턱은 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대응을 어.. 2026. 7. 27. K-방산 수출 (납기경쟁력, 공급자우위, MRO전략) 최근 2026년 7월, 캐나다 정부가 차기 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를 공식 발표하면서 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캐나다 육군의 현대화 사업에서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자, 시중의 언론과 방산 유튜브 채널들은 일제히 "한국이 완벽한 갑이 되어 가격 인상을 청구할 것"이라는 자극적인 분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저 역시 군에 몸담기 전에는 "방산 수출 경쟁이라면 결국 가격과 성능 싸움 아닌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34년간 포병장교로 복무하며 최전방 지휘관부터 학교기관 교관, 그리고 정책부서에서 전력 발전 정책을 직접 다뤄본 경험으로 들여다본 방산 협상의 실체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격 인상'이라는 단어 뒤에 숨은 진.. 2026. 7. 20. KF-21 엔진 국산화 (기술자립, 무인기엔진, K방산전망)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은 국산화율이 20%에 불과합니다. 34년간 군에서 포병장교로 복무하며 최전방 부대의 초급장교부터 참모와 지휘관을 역임하고, 정책부서에서 군의 주요 정책 및 전략 발전 업무를 담당했던 저로서는 이 수치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현장과 정책의 최일선에서 뼈저리게 실감했던 철칙은 단 하나, 무기의 겉모습이나 화려한 성능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자립 능력'이 군대의 생사를 가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최근 국내 기술로 무인기용 국산 엔진이 첫발을 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것이 왜 단순한 산업 뉴스를 넘어 우리 안보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인지, 군사학적 전술과 정책적 현실의 잣.. 2026. 7. 18. K-방산 생태계 (국산화, ISU, K2M) 전차 한 대가 전장에 나가 100%의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보이지 않는 헌신이 필요할까요. 34년간 군에 몸담으며 수많은 기갑·포병 장비를 직접 지휘하고 정비 상태를 감독했던 저에게 이 질문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장의 치열한 일상이었습니다. 최근 K2 흑표 전차가 국내 최초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엄격한 품질 보증 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는 쾌거가 들려왔습니다. 나토 조달 시장 진입 자격을 얻은 것은 대단한 성과이지만, 저는 완성품 기업의 이름 뒤에 가려진 대한민국 방산 중소·중견기업들의 촘촘한 기술 생태계를 먼저 들여다보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무기의 진짜 지속 가능한 전투력은 화려한 겉모습이 아니라, 나사 하나, 톱니바퀴 하나를 깎아내는 보이지 않는 부품 생태계에서 나.. 2026. 7. 16.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