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수출21 [34년 전직 군인의 시선] 말레이시아가 선택한 FA-50M의 진실: 무기 수출을 넘어 '전력화'라는 진짜 시험대 말레이시아가 FA-50 경전투기 18대를 약 9억 2,000만 달러에 계약한 건 2023년 2월의 일입니다. 34년 가까이 군에 몸담으며 무기체계 도입 과정을 지켜본 저로서는, 이 계약이 단순한 수출 실적이 아니라 하나의 시험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항공기를 파는 것과 운용 가능한 전력을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1. 말레이시아는 왜 FA-50을 골랐을까결론부터 말하면, 말레이시아 공군이 가진 현실적인 고민이 FA-50 선택의 핵심이었습니다. 노후화된 호크(Hawk) 계열 기체를 교체해야 했고, 러시아제 수호이-30 계열 전투기는 덩치도 크고 연료 소모가 워낙 많아 운용 유지비가 막대했습니다. 거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부품 조달이 불안정해지면서 상시 가동할 수 있.. 2026. 10. 24. KF-21 국산 미사일 '9년 개발' 논란, 34년 전직 군인이 본 숫자 뒤에 숨은 진짜 맥락 (외신 왜곡, 개발 현실, 수출 전략) 한국이 KF-21용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9년 안에 개발한다는 계획이 나오자마자, 일부 언론은 "유럽이 미티어를 만드는 데 21년이 걸렸다"는 수치를 들어 비현실적이라는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 보도를 보면서 군에서 오래 무기체계를 다뤄온 경험상, 뭔가 맥락이 빠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숫자만 놓고 판단하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겪어봤기 때문입니다. 1. 외신 원문과 국내 보도 사이에서 사라진 '진짜 맥락'문제의 출발점은 우크라이나 매체 디펜스 익스프레스(Defense Express)의 보도입니다. 국내 일부 언론은 이 기사를 인용하면서 "유럽도 21년이나 걸렸는데 한국이 9년을 목표로 한다는 건 무리"라는 식의 논조를 폈습니다. 그런데 저는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나서 상당히 .. 2026. 10. 6. 패트리엇 재고가 바닥난다: 수십 년 군 생활로 본 K-방산의 본질과 '5% 병목'의 경고 (천궁-II, 공급망, 전투지속능력) 요격미사일 재고가 바닥나고 있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저는 그게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군에서 수십 년을 보내면서 탄약 수급이 꼬이는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몸으로 배웠기 때문입니다. 지금 세계 방산 시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제가 오랫동안 군 생활에서 반복해서 확인했던 그 교훈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패트리엇 재고 고갈과 방산 생산의 '리드타임'현재 패트리엇(Patriot) 미사일을 운용하는 19개국 가운데 6~8개국이 재고 보충을 위해 긴급 요청을 넣은 상태입니다. 패트리엇이란 미국 레이시온사가 개발한 지대공 요격 미사일 체계로, 현재 서방 국가들이 가장 널리 사용하는 중장거리 방공 시스템입니다. 그 패트리엇마저 재고가 달리고 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 2026. 8. 31. K9 자주포 스페인 현지화 논란 (현지화 요구, 미국시장, K9A2·A3) 스페인이 K9을 도입하면서 자국 업체 부품을 끼워 넣으려 한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좀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34년 군 생활을 돌아보면, 이게 사실 방산 시장에서는 아주 오래된 협상 문법이라는 걸 금방 떠올리게 됩니다. 무기를 사는 나라는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를 원합니다. K9이 지금 서 있는 자리가 바로 그 지점입니다.스페인의 현지화 요구, 기술 탈취인가 협상 전략인가스페인의 방위산업체 인드라(Indra)가 K9을 파트너로 선택하면서, 자국 업체인 사파(SAPA)의 변속기 적용을 요구한 것이 논란이 됐습니다. "기술 탈취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방산 계약에서 현지화(Localisation)란 구매국이 자국 부품이나 생산 .. 2026. 7. 29. 계약서 찍기도 전에 전차부터 보냈다 (선배송 전략, 납기 경쟁력, K-방산 경쟁력) 계약서에 도장도 찍기 전에 전차를 먼저 보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귀를 의심했습니다. 34년간 군에서 복무하면서 수많은 무기 도입 사업을 지켜봤지만, 이런 방식은 전례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뜯어볼수록 이건 무모한 결정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전략이었습니다. K2 전차의 페루 파견이 왜 세계 방산 시장에서 회자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짚어봤습니다.계약 전 장비 반입, 무모한 결정인가 계산된 전략인가현대로템이 K2 전차를 페루에 먼저 들여보낸 건 단순한 영업 쇼가 아니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페루군이 오랫동안 안고 있던 핵심 고민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과연 이 전차가 제대로 작동하느냐는 문제였습니다. 시험평가(Operational Test and Evalu.. 2026. 7. 29. 남중국해 분쟁이 왜 '남의 일'이 아닌가 (회색지대 전략, 해상교통로, 방산수출) 뉴스에서 남중국해 충돌 소식을 접할 때마다 "저건 먼 나라 얘기 아닌가"라고 넘기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런데 34년간 군에서 복무하며 합동작전을 계획하고 정책부서에서 동북아 안보 환경을 분석하다 보니, 남중국해에서 해경선 하나가 움직이는 것도 우리 수출입 물동량과 에너지 수송에 직결된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게 됐습니다. 이 글은 그 연결고리를 풀어보려 합니다.회색지대 전략: 전쟁도 아니고 평화도 아닌 압박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구사하는 방식을 보면 군함을 앞세우지 않습니다. 해경선, 민병선, 어선을 대거 투입해 분쟁 해역을 잠식하는 식입니다. 전문 용어로 회색지대 전략(Gray Zone Strategy)이라고 부릅니다. 이란 군사적 충돌의 문턱은 넘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대응을 어.. 2026. 7. 27.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