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정세13 홍해 위기와 해상교통로 봉쇄: 전직 군인이 본 후티 반군 전술과 한국 경제의 현실 (후티 반군, 해상교통로, 에너지 안보) 뉴스에서 홍해 위기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또 중동 얘기네"라고 흘려들으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도 군 생활을 하기 전에는 그랬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전쟁은 총성이 들리는 곳에서만 벌어지지 않더군요. 후티 반군이 모카항과 페림섬을 장악하고 사우디의 동서 파이프라인까지 드론으로 공격한 지금, 이 사태는 중동 뉴스가 아니라 우리 경제와 안보에 직접 연결된 문제입니다.후티 반군이 홍해를 장악하는 방식군 복무 시절, 교관이 강조하던 말이 있었습니다. "전선만 보는 놈은 결국 후방에서 진다." 그때는 훈련용 경구처럼 들렸는데, 홍해 사태를 보면서 그 말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후티 반군은 예멘 정부군과 정면으로 맞붙어 이기는 것보다 훨씬 영리한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모카항 점령과 페림섬 장악이 .. 2026. 9. 14. 미·이란 위기와 억제전략의 민낯 (억제전략, 경제제재, 출구전략)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임계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과 관련된 시각 자료를 공개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생산을 오히려 늘렸다고 맞받아치는 상황입니다. 군에서 수십 년을 보낸 저로서는 이 장면이 낯설지 않습니다. 문제는 양측 모두 강한 메시지를 쏟아내면서도, 이 대립을 어떻게 끝낼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명확한 그림을 내놓지 않는다는 점입니다.억제전략, 힘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억제전략(deterrence strategy)이란 상대방이 도발을 감행했을 때 감당해야 할 비용이 얻는 이익보다 훨씬 크다는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행동 자체를 막는 전략입니다. 단순히 "우리가 강하다"는 선언이 아니라, 상대가 그 강함을 실제로 믿게 .. 2026. 9. 1. 강한 나라가 항복을 요구하면 무릎을 꿇을까?: 미·이란 갈등과 억제력의 본질 (항복 요구, 호르무즈, 확전 위험) 강한 나라가 항복을 요구하면 상대는 정말 무릎을 꿇을까요? 34년 동안 군복을 입으면서 저는 그 질문의 답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백기를 들어라"고 요구하는 장면을 보면서 제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단순한 군사력이 아니라 상대의 다음 수(Counter-action)였습니다.트럼프의 항복 요구: 외부 압박과 내부 결속의 역학관계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절대 가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외교적 타협보다 완전한 굴복을 요구하는 전략을 분명히 했습니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군사적 열세에 처한 이란이 더 이상 버틸 이유가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국가가 반드시 빠르게 굴복한다는 전.. 2026. 8. 19. 트럼프의 이란 공습 전격 취소: 중동 억제력과 해상봉쇄의 실상 (군사충돌, 해상봉쇄, 외교협상)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전격 취소하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협상 타결을 전제로 한 조건부 취소라는 점에서 긴장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태입니다. 34년간 군 생활을 해온 저로서는, 이 상황이 단순한 군사 대결이 아니라 훨씬 복잡한 계산이 얽힌 국면임을 직감했습니다.군사충돌: 작전 계획과 실제 전장 사이의 간극솔직히 이번 보도들을 처음 접했을 때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란이 요르단 미 공군기지를 공격해 F-35 전투기 3대를 파괴했다고 주장한 반면,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모든 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했으며 자국 항공기 피해는 전혀 없다고 즉각 반박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지금 당장 단정할 수 없습니다. 국제 분쟁에서는 이처럼 교전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 2026. 8. 3. 미·이란 합의의 상징학과 호르무즈 해협의 냉혹한 진실 (위기관리, 호르무즈, 국제 해양법)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처음 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협상 타결 가능성 소식을 접했을 때 묘하게 익숙한 전술적 장면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34년간 군복을 입고 최전선의 위기관리 현장과 정책 부서를 오가며 수많은 역사적 분쟁 협상 사례를 깊숙이 분석해 왔던 제 눈에는, 이번 양국의 움직임이 단순한 외교적 대화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군 생활을 하며 뼈저리게 깨달은 진리가 하나 있습니다. 총성이 멎고 전투가 끝나도, 진짜 가장 치열하고 피 비린내 나는 싸움은 언제나 차가운 협상 테이블 위에서 새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이번 미·이란 합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서명 날짜 하나, 회담 장소 하나에 양국 지도부의 정치적 생명과 국가적 자존심이 통째로 걸려 있습니다.날짜와 장소라는 겉치레 신경전, 그 속에 숨겨.. 2026. 6. 15. 이란 드론 공격 (오판 리스크, 비대칭 전력, 치킨게임) 이란이 휴전을 깨고 걸프 연안 주변국에 드론 공격을 재개했습니다. UAE, 카타르, 쿠웨이트가 전투기와 방공망을 총동원해 모두 격추했지만, 보복 조치는 없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가 지금 중동의 현실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저는 이 상황을 보면서, 군 정책부서에서 중동 정세를 분석하던 시절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오판 리스크: 중국의 외교 지지를 군사 동맹으로 착각한 이란제가 정책부서에서 중동을 분석할 때 가장 반복해서 강조했던 포인트가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군사력 자체보다 오판(miscalculation)이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오판이란 상대방의 의도와 능력을 잘못 읽고 스스로의 전략적 위치를 과대평가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이란이 정확히 그 경로 위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이란 외무장관이 5.. 2026. 5. 12.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