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13 [34년 전직 군인의 시선]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성공과 현무-5: 무기의 스펙과 '실전 억제력' 사이의 간극 솔직히 저는 군 복무 초기에 강력한 무기 하나만 있으면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2026년 10월, 한국이 국산 극초음속 활공비행체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처음엔 그 생각이 반사적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34년의 군 생활이 가르쳐준 건 달랐습니다. 무기의 성능과 실전 억제력 사이에는 생각보다 훨씬 긴 거리가 있습니다.1. 북한 도발의 실체, 시험 성공이 곧 실전 능력은 아니다북한은 최근 수년간 동해상으로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며 목표 명중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런데 제가 군에서 배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있습니다. 상대방이 공개한 수치를 그대로 실전 능력으로 환산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비행 거리 하나로는 아무것도 증명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표적 타격 장면을 공개.. 2026. 10. 17. 한미동맹 균열설의 실체: 34년 전직 군인이 본 터키·필리핀 잔혹사가 한국에 주는 냉정한 교훈 (터키사례, 동맹균열, 자주국방) 34년 군 생활을 마치고 나서도 한미동맹 얘기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귀가 쫑긋해집니다. 최근 국정원 직원 비자 지연, 고위 인사 방미 불발 등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미국이 한국을 버리려 한다"는 주장과 "아직은 과장된 우려"라는 반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 제가 경험한 동맹의 실제 작동 방식을 바탕으로 짚어보겠습니다.1. 터키 사례가 주는 경고, 그리고 그 한계솔직히 터키 사례를 처음 한국 상황과 연결하는 주장을 접했을 때, 저는 "비약이 좀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찬찬히 살펴보니 무작정 무시할 수도 없더군요. 터키는 2019년 러시아제 S-400을 도입했다가 미국의 강한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S-400이란 러시아가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 방공체계로, 나토(NATO) .. 2026. 10. 11. 세계 5위 국방비 사우디가 슬리퍼 반군에 무너진 이유: 비대칭전의 경고 세계 5위권 국방비를 쓰는 나라가 슬리퍼 신고 싸우는 반군에게 전략적 주도권을 내줬다면 믿어지십니까. 34년 군 생활을 마치고 나서도 이 장면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돈과 무기가 곧 전투력이라는 공식이 사우디-후티 전쟁에서 완전히 깨지고 있습니다. 1. 비대칭전쟁, 숫자로는 절대 읽히지 않습니다비대칭전쟁(Asymmetric Warfare)이란 전력 규모가 현저히 다른 두 세력이 충돌할 때 약자가 강자의 정규전 방식을 피하고 게릴라전·소모전 등으로 대응하는 전쟁 형태입니다. 쉽게 말해, 크고 비싼 칼을 가진 쪽이 반드시 이기지 않는 싸움입니다. 제가 부대를 지휘하던 시절에도 이 원리는 훈련장에서 반복해서 확인했습니다. 장비가 좋고 병력이 많은 부대가 지형을 제대로 읽지 못하거나 지휘관의 의도와 현.. 2026. 9. 30. 이란·미국 충돌 (도발 배경, 오산 분석, 한국 안보) 7월 이후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급격히 격화되고 있습니다. 토마호크 미사일이 테헤란 40km 지점까지 도달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저도 처음엔 과장된 보도가 아닐까 의심했습니다. 34년간 포병장교로 복무하며 숱한 위기 상황을 지켜봐 온 저에게도, 이번 사태의 전개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란이 왜 이 지경까지 몰렸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 상황에서 무엇을 읽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보겠습니다.이란의 도발, 왜 지금인가 — 배경과 맥락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60일 휴전에 합의했던 이란이 불과 며칠 만에 연쇄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는 저도 쉽게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7월 5일부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항행 차단을 시작했고, 미군 무인수상정에 레이더를 조준하는 방식으로 조직.. 2026. 7. 26. KF-21 엔진 국산화 (기술자립, 무인기엔진, K방산전망) 대한민국 최초의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전투기의 심장인 엔진은 국산화율이 20%에 불과합니다. 34년간 군에서 포병장교로 복무하며 최전방 부대의 초급장교부터 참모와 지휘관을 역임하고, 정책부서에서 군의 주요 정책 및 전략 발전 업무를 담당했던 저로서는 이 수치가 남다르게 다가옵니다. 현장과 정책의 최일선에서 뼈저리게 실감했던 철칙은 단 하나, 무기의 겉모습이나 화려한 성능보다 이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자립 능력'이 군대의 생사를 가른다는 점이었습니다. 최근 국내 기술로 무인기용 국산 엔진이 첫발을 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것이 왜 단순한 산업 뉴스를 넘어 우리 안보의 판도를 바꾸는 전환점인지, 군사학적 전술과 정책적 현실의 잣.. 2026. 7. 18. SM-6 반토막 도입의 팩트체크: 전직 군인의 눈으로 읽는 FMS 공급망의 위기와 국산화의 역설 해군의 차세대 핵심 요격 자산인 미국산 함대공 미사일 SM-6의 도입 수량이 당초 계획했던 100여 발에서 40여 발 수준으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습니다. 국방 예산의 단순한 삭감 뉴스 정도로 치부하기에는 그 축적된 숫자의 낙차가 너무나 컸기에, 처음 이 수치를 접한 순간 제 머릿속에는 단순한 재정적 논리를 넘어 무기 획득 체계 전반을 뒤흔드는 구조적인 판단이 개입되었다는 직관이 발동했습니다.34년 동안 군의 최전방 야전 지휘관과 정책부서를 거치며 국가 전력 증강 사업의 막전막후를 지켜보며 배운 명확한 진리가 있다면, 군의 무기 획득 수량의 변화 뒤에는 언제나 거대한 안보 전략의 역설이 숨어 있다는 사실입니다.FMS 공급망의 균열: 미국산 미사일이 동맹국에 늦게 도착하는 이유대미 무기 획득의 오랜 근간이었.. 2026. 7. 1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