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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두바부 탈환과 리야드 공항 습격: 점령선 뒤에 숨은 비대칭전의 본질 (두바부 탈환, 비대칭 위협, 한국 안보)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10. 12.

 

지도 위에서 점령선이 바뀌면 전쟁에서 이긴 걸까요? 저는 군 복무 시절 이 질문을 꽤 오래 붙들고 있었습니다. 2026년 10월, 사우디 연합군이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두바부를 탈환했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같은 날 리야드 공항에 탄도미사일이 날아들었습니다. 거점을 빼앗았는데 수도가 흔들렸다면, 과연 무엇을 얻은 걸까요.

 

1. 두바부 탈환, 지도 위의 승리인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예멘 제3의 도시 타이즈 남서쪽, 홍해 입구에 위치한 두바부 지역을 탈환했습니다. 연합군 대변인은 전투기 100대를 투입해 제공권을 확보하고 후티 반군 시설 수백 곳을 파괴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만 보면 사우디 측의 일방적인 압도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군 생활을 하면서 가장 경계했던 것이 바로 이 순간이었습니다. 거점을 확보했다는 발표와, 그 거점을 실제로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는 완전히 다른 얘기입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후티 측은 정부군의 성과를 부인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계속 저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느 한쪽의 발표만으로 전황을 확정하는 건 위험한 판단입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Bab-el-Mandeb Strait)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해상교통로의 병목 지점으로, 전 세계 원유·컨테이너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이곳을 통과합니다. 쉽게 말해 이 해협이 막히면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선박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돌아야 하는데, 그러면 운송 시간이 2주 이상 늘어납니다.

 

해안 일부를 점령했다고 해서 이 통로가 안전해지는 게 아닙니다. 해안 감시, 기뢰 제거, 무인정 대응, 공중정찰이 함께 작동해야 비로소 의미 있는 통제가 가능합니다. 저는 군 시절에도 "점령"과 "통제"는 다르다는 걸 반복해서 배웠습니다. 지도 위의 점령선은 그냥 선 하나일 뿐입니다.

 

2. 비대칭 위협: 값싼 무기가 값비싼 방어를 무너뜨린다

두바부 탈환 소식이 나온 같은 날, 후티 반군은 리야드 킹칼리드 공항과 아람코 정유시설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습니다. 아람코 시설 인근에서 화염이 솟구쳤고, 리야드 도심에 공습 경보가 울렸습니다. 전선에서의 전술적 성과와 후방 핵심 시설에 대한 타격이 동시에 진행된 겁니다.

고가의 요격 미사일로 저가 드론과 미사일을 막아내야 하는 비용 비대칭성이 방어 측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출처: TWZ

비대칭 전쟁(Asymmetric Warfare)이란 전력의 규모나 기술 수준이 크게 차이 나는 두 세력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싸우는 전쟁 형태를 말합니다. 후티 반군처럼 상대적으로 약한 쪽이 드론과 순항미사일을 반복적으로 쏘아 방어 측의 요격 자산을 소모시키는 전략이 대표적입니다. 이 구조의 핵심은 비용 비대칭입니다. 수십만 달러짜리 드론 한 대를 막기 위해 수백만 달러짜리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을 써야 한다면, 방어자는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사우디 연합군이 2026년 10월 8일 탄도미사일을 요격했다고 발표했지만, 그 이후에도 공항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요격 성공 발표가 곧 완전한 방어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제 경험상 방어체계의 실력은 단일 위협을 막는 능력이 아니라, 여러 방향에서 동시에 들어오는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은 고속으로 낙하하고, 순항미사일(Cruise Missile)은 저고도로 비행하며, 드론(UAV)은 느리지만 소형입니다. 이 세 가지는 탐지 방식, 요격 고도, 반응 시간이 모두 달라 하나의 방어수단으로 전부 막기 어렵습니다. 다층 방공체계(Multi-layer Air Defense)란 이처럼 서로 다른 위협에 맞게 조기경보레이더, 전자전 장비, 단거리 방공포, 중고도 요격미사일을 계층별로 배치해 빈틈을 줄이는 방어 개념입니다. 솔직히 이걸 완벽하게 구현하는 나라는 세계에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이와 관련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중동 지역의 드론·미사일 확산이 기존 방공 체계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출처: IISS). 이 분석은 단순히 중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 지역 분쟁 전반에 적용되는 구조적 문제를 짚은 것이라 저는 꽤 오래 곱씹었습니다.

 

3. 미국의 고심: 군사와 외교 사이의 줄타기

미국은 지금 매우 불편한 자리에 서 있습니다. 이란과의 전쟁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예멘에 추가로 군사력을 투입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손을 놓자니 동맹국 사우디의 방어 부담과 홍해 해상교통로 위험이 커집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초토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대 결단이 임박했음을 시사했지만, 동시에 유엔 총회를 계기로 이란 대통령과의 회담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외교적 합의라는 쉬운 길과 군사작전 재개라는 어려운 길 사이에서 저울질하고 있는 겁니다.

 

10월 초 캠프 데이비드에서 펜스 부통령 주재로 외교안보 수뇌부 극비 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자체가 최종 결정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회의가 소집되는 시점을 보면 미국 내부의 긴장감이 상당하다는 건 충분히 읽힙니다. 제가 군에서 느꼈던 것도 비슷했습니다. 갑자기 닫힌 문 뒤에서 회의가 열리기 시작하면, 뭔가 달라질 준비가 되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파키스탄과 튀르키예가 사우디와의 3자 방위 협정을 바탕으로 군사 지원 검토 및 참여 의사를 밝혔다는 점도 짚을 필요가 있습니다. 지역 내 공조 체계가 본격화되면 전선은 예멘과 사우디 간 충돌을 넘어 다국 간 분쟁으로 성격이 바뀔 수 있습니다.

 

분쟁의 규모가 커질수록 외교적 해법의 공간은 좁아집니다. 이란 역시 미국의 대규모 군사 작전에 대비해 전면전 준비 태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지역 전체가 한꺼번에 불붙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4. 한국 안보에 주는 교훈: 우리는 준비되었는가

이 전쟁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런데 잠깐, 한국이 중동에서 수입하는 에너지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한국은 원유 수입의 절반 이상을 중동에서 가져옵니다. 홍해를 통과하는 물동량이 막히면 항로가 길어지고, 운임과 보험료가 오르고, 이는 수입 물가에 직접 반영됩니다. 군사 문제인 동시에 경제 문제입니다.

 

제가 이번 예멘 사태를 보면서 한국군이 반드시 짚어야 할 교훈을 정리해봤습니다.

  1. 다층 방공체계 강화: 드론,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은 각각 다른 대응수단이 필요합니다. 고성능 요격미사일 하나로 모든 위협을 막으려 하면 비용과 재고 모두 한계에 부딪힙니다. 위협 유형에 맞는 저비용 요격수단을 병행해야 합니다.
  2. 핵심 시설 분산 및 복구 능력 확보: 비행장, 항만, 탄약고, 전력 시설이 동시에 공격받는 상황에서도 임무를 지속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정 거점 하나가 무너져도 전체 작전망이 유지되는 구조가 필요합니다.
  3. 해상교통로 위기 대응 연계: 정보 수집, 동맹국 협력, 선박 보호, 에너지 수급 대책이 별개로 작동하면 위기 대응이 느려집니다. 외교·경제·군사가 함께 움직이는 통합 체계가 있어야 합니다.

한국 해군은 이미 청해부대를 통해 아덴만에서 해적 대응 임무를 수행해왔습니다. 하지만 해적 대응과 국가 주도 미사일·드론 위협 대응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및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후티 반군에 대한 무기·기술 지원 경로가 여전히 차단되지 않고 있어 위협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출처: UN 안전보장이사회).

 

이 상황에서 우리가 해상교통로 보호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에너지 공급 차질 시 국내 대응 체계가 작동하는지는 지금 점검해야 할 질문입니다.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거점(두바부)을 점령했는데도 전투에서 이겼다고 볼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상 영토 일부를 확보한 전술적 성과가 존재하더라도, 적이 후방의 핵심 인프라(공항, 정유시설)를 지속해서 타격할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면 전쟁 전체의 전략적 주도권을 잡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Q2. 패트리엇 같은 고성능 미사일로 드론을 모두 막을 수는 없나요?

기술적으로 요격은 가능하지만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수십만 원~수천만 원짜리 드론을 막기 위해 발당 수십억 원인 요격 미사일을 소모하면, 방어 측이 먼저 재정적·물자적 파산에 이르게 됩니다.

 

Q3. 예멘 해협의 분쟁이 한국 경제와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나요?

대한민국 원유 수입의 대중동 의존도는 60%를 상회합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우회 시 운송 기일이 2주 이상 증가하며, 이는 국내 유가 및 물가 상승, 국적 선박의 안전 위협으로 직결됩니다.

 

📝 글을 마치며

전술적 승리를 전략적 성과로 바꾸는 과정이야말로 지휘관과 국가 지도부의 진짜 역량을 검증하는 시험대입니다.

 

지도 위 점령선이라는 눈앞의 화려한 전과에 도취하지 않고, 적의 비대칭 위협 수단과 후방 지속 작전 능력을 냉정히 평가하는 눈을 가져야 합니다. 한반도 안보 환경 역시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독자적인 다층 방공망과 핵심 시설 방호력을 단단히 구축하는 것, 그것이 불확실성의 시대를 건너는 지혜입니다.


• 참고 문헌 및 출처: 중동 안보 정세 분석(YouTube),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중동 방공 보고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Security Council) 예멘 제재위 보고서, 로이터(Reuters) 전황 보도


[면책조항 및 안내 (Disclaimer)]

본 포스팅은 공개된 안보 언론 보도 및 국제 기구(UN, IISS 등)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된 필자(34년 군 경력)의 주관적·전문적 안보 분석 글입니다. 특정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정확한 외교·국방 정책 정보는 정부 공식 발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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