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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철도 수주가 연 방산의 문, 모로코가 한국산 키론 미사일을 선택한 진짜 이유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6. 5.

뉴스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멈칫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북아프리카의 강자 모로코가 한국산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전격 도입했다는 소식이었는데, 최근 들려온 2조 원이 넘는 대규모 철도 수주에 이어 방산 영역까지 하나의 거대한 흐름으로 연결되는 모양새가 심상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가 34년 현역 시절 해외 군사협력 사례나 동향을 깊숙이 들여다볼 때마다 뼈저리게 느꼈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단순한 무기 단품 하나가 팔리는 것과, 그 나라가 우리를 국가의 운명을 걸 만한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뉴스를 보다가 멈칫한 순간이 있었습니다. 모로코가 한국산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했다는 소식이었는데, 2조 원이 넘는 철도 수주에 이어 방산까지 연결되는 흐름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제가 현역 시절 해외 군사협력 사례를 들여다볼 때마다 느꼈던 것이 있는데, 무기 하나 팔리는 것과 나라가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받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는 점이었습니다.

키론 미사일, 스팅어와 어깨를 나란히 하다

모로코 왕립군이 최근 대한민국으로부터 키론(Chiron) 미사일 101기와 발사대 50대를 최종 인수한 사실이 UN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UN Register of Conventional Arms) 보고서를 통해 공식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UN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란 회원국들이 자국의 주요 무기 수출입 현황을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국제 투명성 체계로, 전 세계 무기 거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공식 자료입니다.(출처:UN 재래식 무기 등록 제도 ( https://www.unroca.org ))

국내에서 '신궁'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키론 미사일은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MANPADS)의 수출형 모델입니다. 최고 속도 마하 2.1~2.5에 달하며, 적외선(IR)과 자외선(UV)의 '이중 채널 시커(Seeker)'를 동시에 활용하는 최첨단 유도 무기입니다. 여기서 시커란 미사일이 날아가며 표적을 스스로 탐지하고 추적하는 눈에 해당하는 유도 센서입니다. 이 두 채널을 동시에 쓰면, 적 항공기가 열원 추적을 교란하기 위해 뿌리는 기만용 불꽃인 '플레어(Flare)'에 속지 않고 표적을 정확하게 끝까지 쫓아가 무력화할 수 있습니다. 저고도로 빠르게 침투하는 적 헬기나 무인기(UAV) 대응에 특화된 무기입니다.

솔직히 제가 군에 있던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보면, 한국산 휴대용 미사일이 세계 최고라 불리는 미국의 스팅어(Stinger)나 프랑스의 미스트랄(Mistral)과 글로벌 시장에서 동급으로 경쟁하고, 실제 수출 계약으로 이를 입증해 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감격스럽기까지 합니다.

서방의 전통 방산 강국들이 수십 년간 독점해온 이 깐깐한 시장에 한국산이 파고들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성능이 좋아서만은 아닙니다. 과거 군 수뇌부 회담을 준비할 때 외국 군 장성들이 가장 집요하게 묻던 것은 무기 제원보다 "부품을 제때 공급해 줄 수 있는가"와 "우리에게 정비 기술을 어디까지 넘겨줄 수 있는가"였습니다. 키론의 성공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과 완벽한 후속 군수지원(Logistics Support) 체계, 그리고 구매국 입장에서 매력적인 기술 접근성이 패키지로 작동한 결과입니다.

🎯 키론(Chiron) 지대공 미사일 핵심 경쟁력 요약

구 분 주요 전술적 제원 및 강점
유도 시스템 이중 채널 시커(IR+UV) 탑재로 적의 화염 기만(플레어) 완벽 무력화
비행 속도 마하 2.1 ~ 2.5의 초고속 비행으로 저고도 침투 표적 즉시 요격
운용 편의성 소형·경량화 설계로 보병의 뛰어난 은밀 운용성 및 기동성 확보
수출 조건 스팅어·미스트랄 대비 유연한 기술 지원 및 군수 보장 조건 제시

2조 원짜리 철도 수주가 방산 문을 열었다

국제 역학 관계에서 거대한 무기 계약 하나가 아무런 배경 없이 갑자기 성사되는 경우는 결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방산 수출은 대개 오랜 기간 다져진 국가 간 신뢰 구축의 최종 결과물이며, 이번 모로코의 사례 역시 이를 증명하는 명확한 선행 인프라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현대로템은 모로코 철도청(ONCF)으로부터 약 2조 2,027억 원 규모의 시속 160km급 2층 전동차 공급 계약을 확정 지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 철도 수출 역사상 단일 프로젝트 기준으로 사상 최대 수주 금액입니다. 이 메가 프로젝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핵심은 단순한 제품 납품 계약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품의 90%를 국내 우수 중소·중견 기업이 공급하고, 차량의 일부는 모로코 현지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며, 코레일과 함께 유지보수 기술 이전 및 대규모 교육 훈련까지 포함되었습니다.

여기서 기술 이전(Technology Transfer)이란 수출국이 자국의 고도화된 제조·정비 기술을 구매국에 전수하여, 구매국이 향후 자립적으로 장비를 운용하고 현지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파격적인 계약 조건입니다. 과거 강대국들이 장비를 팔면서도 핵심 기술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통제하던 소위 '갑질 방식'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합니다. 신흥국 입장에서는 이 기술 이전 조건 하나가 계약서의 도장을 찍게 만드는 결정적 판도 변화 요인(Game Changer)이 됩니다(출처: 현대로템).

유럽의 내로라하는 경쟁국들이 파격적인 금융 지원을 앞세워 우위를 점하고 있던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지원과 국토교통부, 외교부, 철도 공공기관들이 이른바 민관 합동 '코리아 원 팀(Korea One Team)'으로 똘똘 뭉쳐 뚫어낸 외교적 승리였습니다. 이 전동차들은 향후 2030년 FIFA 월드컵 공동 개최를 앞둔 모로코의 핵심 교통 동맥으로 활약할 예정입니다.

모로코가 인프라 영역에서 한국에 품게 된 이 탄탄한 신뢰는 방산 영역으로 옮겨붙는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지난해 리아드 메주르 모로코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직접 한국을 방문해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휘부와 연쇄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산 K2 전차, KSS-III 공격 잠수함, 천궁-II 방공 미사일에 대한 구체적인 도입 관심을 공식 표명했습니다. 한 국가의 산업과 안보를 책임지는 장관급 인사가 직접 방산 기업 현장을 샅샅이 돌아본 것 자체가 이미 거대한 지각 변동을 암시하는 확실한 신호였습니다.

중국 일대일로에서 한국으로, 북아프리카 지형이 바뀐다

지도를 펼쳐보면 모로코는 지리적으로 유럽 대륙과 아프리카 대륙, 그리고 대서양과 지중해가 교차하는 거대한 지정학적 최요충지입니다. 그렇기에 그동안 중국이 아프리카 대륙으로 진입하기 위해 공을 들여온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 전략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해왔던 곳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일대일로란 중국이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 막대한 자본을 투자해 인프라를 깔아주고, 이를 통해 전 세계의 경제적·지정학적 영향력을 확장하려는 대외 국가 전략입니다.

그러나 지금 모로코는 명확하게 외교적 방향타를 대한민국 쪽으로 틀고 있습니다. 제가 현역 시절 다양한 해외 인프라 및 군사 원조 사례를 분석하며 절감했던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식 인프라 협력은 겉보기엔 거대해 보이지만, 정작 현지 노동자나 기술자들을 육성하지 않고 중국 자본과 인력으로만 짓고 빠지기 때문에 '현지 산업 생태계'를 전혀 키워주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습니다. 모로코 역시 이러한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을 것입니다.

결국 철도, 조선, 방산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현지 제조 역량과 정비 인프라까지 함께 빌드업해 주는 '대한민국의 상생형 협력 모델'을 지속 가능한 최고의 전략적 동반자로 낙점했다는 분석이 전적으로 설득력을 얻는 이유입니다(출처: 방위사업청).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이 모로코 카사블랑카 조선소 현대화 프로젝트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 영토는 이제 방산과 철도를 넘어 '조선 산업'으로까지 무섭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과거 이집트가 한국산 K9 자주포를 대규모 도입하며 북아프리카 군 현대화의 기준점을 바꾼 것처럼, 모로코가 추진 중인 K2 전차와 천궁-II 계약까지 최종 성사된다면 북아프리카 전체의 군사 산업 판도 자체가 완전히 대한민국 중심으로 재편될 것입니다. 현지 안보 전문가들이 이 움직임을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닌 '지정학적 지각 변동'으로 읽어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기술과 신뢰를 함께 수출하는 나라

모로코의 극적인 변화를 지켜보면서 전직 군인으로서 한 가지 확실하게 체감한 진실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과거 눈물겹게 무기를 수입하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산업 생태계 자체를 통째로 수출하고 전수하는 경이로운 나라로 완벽하게 전환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통계청의 수출 실적 숫자 몇 개가 커진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 시장을 대하는 우리의 협력 방식 격 자체가 달라진 것입니다.

철도 인프라, 방산 무기체계, 대형 조선 기술을 하나의 거대한 패키지로 엮고, 여기에 파격적인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조건까지 얹어주는 '한국형 상생 협력 모델'은 앞으로 글로벌 블루오션인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을 공략할 가장 강력한 마스터키가 될 것입니다. 모로코를 성공적인 교두보로 삼은 이 위대한 흐름이 과연 대륙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설레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주목해 보고자 합니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기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vV-nhMJS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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