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텔아비브 폭격과 두바이 공항 미사일 피격 영상이 전 세계 SNS를 동시에 뒤덮었습니다. 저도 처음 그 영상을 봤을 때 손이 멈췄습니다. 그런데 군 생활을 거친 사람으로서 이 상황이 어딘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전장의 최전선이 이제 스마트폰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는 걸 몸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텔아비브 폭격 영상, 실제로 확인해 보니
일반적으로 충격적인 영상이 빠르게 퍼지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 반대가 더 많다고 봅니다. 이번에 확산된 텔아비브 폭격 영상은 팩트체크(fact-check) 결과 2020년 8월 레바논 베이루트 항구에서 발생한 질산암모늄 폭발 사고 당시의 실제 영상으로 드러났습니다. 팩트체크란 특정 주장이나 영상의 출처와 사실 여부를 교차 검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6년 전 참사 영상이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의 증거처럼 포장되어 유통된 것입니다.
알리 라리자니 사망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란 국영 통신사가 공식 확인했다는 주장이 붙어 있었지만, 파르스 뉴스(Fars News) 공식 웹사이트와 아랍권 주요 매체를 직접 대조한 결과 해당 보도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의 전형적인 패턴입니다. 심리전이란 상대방의 판단력과 사기를 무너뜨리기 위해 거짓 정보나 과장된 사실을 유포하는 전술을 의미합니다.
제가 직접 군 훈련에서 경험한 것도 이와 비슷했습니다. 교란 신호와 가짜 정보를 섞어 상황 판단을 어렵게 만드는 훈련이 실제로 존재했고, 이를 잘못 해석하면 아군이 오히려 불리한 위치에 놓이는 상황이 반복됐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위에서 벌어지는 정보전도 구조적으로 다를 게 없습니다.
두바이 공항 영상 조작, 워터마크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꿨다
두바이 국제공항 미사일 요격 영상은 조금 더 정교했습니다. 야간에 촬영된 요격 장면은 시각적으로 충분히 그럴듯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분석하자 '나야 이라크(Naya Iraq)'라는 아랍어와 영문 워터마크가 선명하게 확인됐습니다. 워터마크(watermark)란 영상이나 이미지에 제작자 혹은 출처를 표시하기 위해 삽입하는 식별 표식입니다. 이 워터마크는 해당 영상이 최근 두바이나 이스라엘에서 촬영된 것이 아니라, 과거 이라크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 상황을 이라크 현지 채널이 촬영한 것임을 명백히 드러냈습니다.
이런 방식의 조작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중동의 경제 중심지인 두바이가 실제로 공격받았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글로벌 유가와 금융시장에 인위적인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픈소스 인텔리전스(OSINT) 분석가들이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OSINT(Open Source Intelligence)란 공개된 정보와 자료를 수집·분석해 정보를 생산하는 방법론으로, 군과 언론 모두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습니다. (출처: Bellingcat)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전에는 가짜 정보를 만드는 데 상당한 기술과 자원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워터마크 하나를 잘라내거나 맥락만 바꿔 붙여도 전혀 다른 사건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습니다.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그 난이도는 더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베네수엘라 고속 작전, 완벽하다는 평가를 그대로 믿어도 될까
2026년 1월 베네수엘라 작전은 외신에서 '계산된 시간표'라는 표현으로 분류됩니다. 공습 개시부터 체포 완료까지 세 시간 안팎이라는 속도, 150대 이상의 전투기와 폭격기 투입, 사이버 교란과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이 동시에 작동한 구조가 핵심이었습니다. 전자전이란 적의 통신·레이더·지휘 체계를 전자적 수단으로 방해하거나 무력화하는 군사 전술을 말합니다. 미국은 이 작전을 국가 간 전쟁이 아닌 '법 집행'이라는 언어로 규정했고, 이 프레임 선택 자체가 사태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군에서 강조하던 "결심 속도가 곧 생존"이라는 원칙과 정확히 맞닿아 있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탐지, 결심, 타격을 몇 분 단위로 계산하는 방식은 한국군도 이미 일상적으로 훈련해 온 개념입니다. 해외 군사 전문 매체들이 이 작전을 '완벽하다'고 평가하는 데는 그 논리적 근거가 있습니다. 아래는 이번 작전을 가능하게 한 핵심 조건들입니다.
- 수개월에 걸친 표적 이동 경로 및 은신처 실시간 추적(정보 결합)
- 사이버 교란·전자전·정밀 공습의 동시 투입으로 지휘 체계 마비
- '법 집행' 프레임 설정으로 국제법적 반발 최소화
- 반복 훈련과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실패 확률 최소화 구조
다만 "완벽한 작전"이라는 평가는 군사적 성공에만 한정된 것임을 짚어둘 필요가 있습니다. 가디언(The Guardian)과 AP 등 주요 외신은 최고 권력자 한 명의 부재가 곧 질서 회복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출처: The Guardian) 베네수엘라는 파나마나 그레나다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국가이며, 석유 산업·지방 권력·무장 범죄 조직이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경험은 여전히 유효한 반면교사입니다.
인지전 시대, 균형 잡힌 판단을 유지하는 법
현대전이 인지전(cognitive warfare)으로 확장되었다는 말은 더 이상 비유가 아닙니다. 인지전이란 적의 인식·판단·의사결정 능력 자체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전쟁 방식으로, 물리적 전투 이전에 여론과 신념을 조작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특정 국가의 사기를 저하시키거나, 극단주의 세력이 존재감을 과시하거나, 금융시장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가짜 정보가 생산되는 구조는 이미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제가 직접 써봤는데 효과적이었던 방법들이 있습니다. 영상이나 텍스트를 접했을 때 출처를 반드시 교차 검증하는 것, 극단적인 감정 반응을 유발하는 콘텐츠일수록 일단 의심하는 것, 그리고 워터마크나 배경 속 세부 정보를 직접 확인하는 습관입니다. 이는 과거 군 훈련에서 체득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베네수엘라 작전 관련 수치나 평가 역시 각국의 정치적 메시지와 결합되면서 의도적으로 단순화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봅니다. "완벽한 작전"이라는 서사가 군사적 성공에 집중되는 동안, 이후 통치와 안정화 비용이라는 훨씬 긴 게임은 뒤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대전의 핵심은 단순한 속도가 아니라 속도 이후를 감당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정리하면, 전장의 최전선은 물리적 공간을 벗어나 이미 우리가 매일 보는 화면 속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베이루트 영상이 텔아비브 폭격으로 둔갑하고, 이라크 요격 영상이 두바이 공격 증거로 유통되는 일이 반복되는 이상, 이성적인 교차 검증 능력 자체가 하나의 생존 기술입니다. 어떤 정보를 접하든 "누가 이 정보를 만들었고, 왜 지금 이것이 퍼지는가"라는 질문 하나를 먼저 던지는 습관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라고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