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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천무 도입 검토 (M270 후속, 하이마스 거부, 피나카)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3. 22.

솔직히 프랑스가 미국제 하이마스를 거부하고 한국의 천무를 검토한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제 머릿속에는 의문부호만 가득했습니다. 34년간 포병 체계를 현장에서 지켜본 입장에서도 나토 국가가 미국 무기를 포기한다는 건 쉽게 납득되지 않는 결정이었거든요. 하지만 프랑스 국방 및 군사위원회 보고서를 뜯어보니, 이건 단순한 장비 교체가 아니라 지정학적 현실과 군수 지속성을 모두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노후화된 M270 다연장 로켓 57대 중 사용 가능한 LRU가 겨우 6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프랑스는 천무와 인도의 피나카를 최종 후보로 압축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하이마스와 이스라엘 유로스를 배제한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프랑스가 M270 후속으로 천무를 검토하는 배경

프랑스는 1979년 미국, 독일, 영국과 함께 M270 다연장 로켓 공동 개발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당시 나토(NATO)의 대소련 전략에서 탄약 및 군수 호환성은 생존의 문제였거든요. 1989년부터 1995년까지 57대의 M270을 생산했지만, 1991년 소련 붕괴로 생산이 조기 중단됐습니다.

여기서 M270의 핵심 임무는 DPICM(이중 목적 자탄), 즉 확산탄을 대량 살포해 소련 기계화 부대를 제압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08년 오슬로 조약으로 확산탄 사용이 국제적으로 금지되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나토 국가들은 자탄형 로켓을 폐기하고 GPS 유도형 M31 GMLRS 로켓을 도입했습니다. M31은 91kg 단일 탄두에 CEP(원형 공산 오차) 5m라는 정밀도를 자랑하며 확산탄의 파괴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여기서 CEP란 발사된 탄약의 50%가 목표점으로부터 떨어진 평균 거리를 의미하는데, 5m라는 수치는 건물 하나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프랑스는 2011년부터 M270 개량 사업을 진행해 13대의 LRU(랑스 로켓 위니테르)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대화력 포병 시스템의 필요성을 낮게 평가한 오판으로 개량을 13대에서 멈췄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지켜본 바로는, 이런 판단은 당시 유럽 전역에서 흔했습니다. 냉전이 끝났으니 대규모 화력전은 없을 거라는 안일한 전망이 지배적이었거든요.

그런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프랑스는 보유한 LRU 13대 중 6대를 우크라이나에 원조했고, 남은 6대마저 부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생산사인 록히드 마틴이 2010년대부터 M270 수리 부속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프랑스의 LRU는 2027년부터 연차적으로 퇴역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육군도 비슷한 처지입니다. 1998년 M270 29대, 2004년 M270A1 10대를 도입했지만, 미국이 2020년 추가 부품 확보 불가를 통보하면서 2023년부터 M270 퇴역이 진행 중입니다. 그 후계자가 바로 K239 천무입니다. 제가 34년간 포병 전력 변화를 지켜보며 깨달은 건, 아무리 성능이 뛰어나도 지속 가능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점입니다.

프랑스는 신규 장거리 로켓 체계 개발 계획인 FLPT(장거리 육상 화력)를 수립했습니다. FLPT는 사거리 150km 및 500km급 장거리 정밀 유도 화력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는 로드맵입니다. 2035년 추가 13대로 총 26대를 도입해 LRU를 대체할 계획입니다. 당초 프랑스는 발사 차량도 자체 개발하려 했으나, 2025년 국방 및 군사위원회 보고서에서 정책이 변경됐습니다.

핵심 논리는 이렇습니다. 필요 수량이 26대에 불과하고 수출 시장성도 불확실한데,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입니다. 차라리 해외 검증된 차량을 도입하고, 자체 개발한 썬더트 유도 로켓과 장거리 미사일 수출에 집중하는 게 합리적이라는 결론이었습니다. 이 대목에서 프랑스의 실용주의가 돋보입니다.

하이마스 거부

프랑스가 검토한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미국 M142 하이마스
  • 이스라엘 풀스(독일 KNDS·이스라엘 엘빗 컨소시엄의 유로스)
  • 인도 피나카
  • 한국 K239 천무

프랑스는 400발 이상의 M31 GMLRS 로켓을 보유하고 있고, 2036년까지 미국제 로켓을 계속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탄약 호환성 측면에서 보면 하이마스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였습니다. 실제로 제가 현장에서 본 M270A1과 하이마스는 동일한 MLRS Pod(다연장 로켓 발사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약 완전 호환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프랑스 국방 및 군사위원회는 "미국 파트너의 일관성 부족에 직면하여 하이마스 선택이 지정학적으로 위험하고 정치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미를 에둘러 표현한 것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며 미국의 방위 공약을 흔든 바 있습니다.

게다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하이마스 주문이 폭주하면서 프랑스가 주문해도 2030년대 이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현실적 문제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무기 도입에서 납기는 성능만큼이나 중요합니다. 2027년부터 LRU가 퇴역하는데 2030년대에 도착하는 장비는 소용이 없거든요.

이스라엘 체계인 유로스도 배제됐습니다. 프랑스는 "이스라엘 파트너와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를 이유로 들었지만, 실제로는 중동 및 이슬람 국가 수출 시장을 고려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이스라엘제 무기를 탑재한 시스템은 중동 시장에서 환영받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유로스는 프랑스가 자체 개발한 썬더트 로켓을 탑재하고 수출하려는 목표와도 맞지 않았습니다.

결국 천무와 피나카가 최종 후보로 남았습니다. 천무의 가장 큰 장점은 M270용으로 개발된 모든 비유도 로켓탄을 발사할 수 있고, 미국의 허가를 받으면 GPS 유도형 M30 로켓과 에이타킴스(ATACMS) 전술 탄도 미사일도 발사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에이타킴스란 사거리 300km에 달하는 탄도 미사일로, 적 후방 지휘소나 보급 기지를 타격하는 전략 무기입니다.

한국은 1998년 M270 29대를 도입했지만, 북한의 대구경 방사포에 비해 위력이 부족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고자 2004년 M270A1 10대를 추가 도입하면서 에이타킴스 운용 능력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제 M270의 높은 도입·유지 비용과 육군의 350여대 요구 수량을 충족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는 현무 탄도 미사일 발사대를 기반으로 M270A1과 동일 규격의 천무를 개발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천무의 진짜 강점은 탄약 호환성입니다. M270A1이 쓰는 MLRS Pod를 그대로 장착할 수 있어서, 기존 M270 재고 탄약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건 군수 관점에서 엄청난 이점입니다. 새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기존 탄약 재고를 버리지 않아도 되니까요. 폴란드가 천무를 선택한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폴란드는 M270을 운용하다가 천무로 전환하면서 기존 탄약을 그대로 쓸 수 있었습니다.

천무·피나카로의 압축 과정

프랑스 입장에서도 천무는 매력적입니다. 보유한 400발 이상의 M31 GMLRS 로켓을 그대로 쓸 수 있고, 향후 자체 개발한 썬더트 로켓도 통합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천무는 한국형 227mm 유도 로켓과 239mm 장거리 유도 로켓을 모두 운용할 수 있어 유연성이 뛰어납니다. 제 경험상 현대 포병 전력에서 이런 운용 유연성은 화력이나 사거리만큼이나 중요합니다.

피나카 역시 경쟁력 있는 후보입니다. 인도는 자체 개발한 214mm 로켓 시스템으로 사거리 90km까지 달성했으며, 가격 경쟁력이 뛰어납니다. 하지만 피나카는 나토 표준 탄약과 호환성이 없다는 약점이 있습니다. 프랑스가 M31 GMLRS 재고를 활용하려면 결국 천무가 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34년간 포병 현장을 지켜본 제 판단으로는, 프랑스의 선택 과정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하이마스의 정치적 리스크와 공급 지연, 유로스의 외교적 부담을 배제하고 천무와 피나카로 압축한 흐름은 냉철한 현실 인식의 결과입니다. 특히 천무는 폴란드 사례에서 이미 검증됐습니다. 폴란드는 2022년 천무 218대를 도입하기로 계약했고, 현재 순조롭게 인도받고 있습니다.

결국 현대 포병 전력은 '얼마나 강한가'보다 '얼마나 지속 가능하고 유연한가'가 핵심입니다. 아무리 강력한 무기도 부품이 없으면 고철이고, 아무리 정밀해도 탄약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천무가 프랑스의 최종 선택지로 부상한 것은 바로 이런 지속 가능성과 유연성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2026년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며, 천무가 선택된다면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에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_0QuY9TL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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