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코리아 패싱의 우려와 한미연합훈련 축소: 진짜 안보의 본질 (코리아패싱, 연합훈련, 통미봉남)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8. 20.

솔직히 저는 한미연합훈련이 정치 협상 테이블에 올라올 때마다 이렇게까지 불편할 줄 몰랐습니다.

34년간 군복을 입고 훈련 현장을 누볐던 사람으로서, 지금 벌어지는 상황이 단순한 외교 뉴스로 읽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재개되고, 한국이 협상 구조에서 조금씩 밀려나는 신호가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지금, 우리가 정말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싶었습니다.

코리아 패싱, 그냥 우려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이란 한반도 문제를 당사국인 한국을 배제한 채 주변 강대국들이 결정하는 구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우리 집 문제를 이웃들끼리 상의해서 결론 내는 상황입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북한이 스웨덴 채널 등을 통해 미국과 물밑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경유하지 않은 채 김정은 위원장과의 직접 소통을 시도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습니다. 동시에 북한은 이미 대한민국을 사실상 별개의 적대 국가로 규정한 상태입니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리면 어떤 구조가 만들어질까요?

  • 통미봉남(通美封南): 미국과는 통하고, 남한은 막는 전략. 한국을 배제한 채 미국과 직접 거래하려는 북한의 외교 전술

단순한 외교 용어가 아니라, 핵 문제를 미북 간 '두 나라 문제'로 프레이밍(framing)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이 틀이 굳어지면 한국은 협상 결과에 따른 비용만 부담하는 역할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트럼프 1기에서 세 차례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의 협상 방식을 충분히 파악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핵화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유지한 채, 미국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기를 기다리는 형국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어떤 자리를 확보할 것인가가 핵심 과제입니다.

훈련장에서 배운 것: 지도 위의 완벽한 계획은 문서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연합훈련을 지휘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것은 "지도 위의 완벽한 계획"과 "실전에서의 실제 작동" 사이의 간극이었습니다. 통신이 끊기고, 명령 전달이 지연되고, 예상 밖의 변수가 터질 때 비로소 연합 전력의 진짜 실력이 드러납니다.

 

연합방위태세(Combined Defense Posture)란 한국군과 미군이 유사시 실제로 함께 움직일 수 있는 통합된 군사 대응 능력을 말합니다. 이게 단순히 협정서 한 장이나 회의 몇 번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실제 땅 위에서 함께 뛰고, 서로의 지휘 체계를 몸으로 익히는 과정이 쌓여야 비로소 신뢰가 됩니다.

[지상 실전 훈련] ➔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완성] ➔ [강력한 연합방위태세 구축]

 

그런데 최근 한미연합훈련의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야외 기동 훈련이 대폭 축소되고, 훈련 장소가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지면서 각군이 따로 훈련하는 방식이 도입되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을지 자유의 방패(UFS, Ulchi Freedom Shield) 훈련, 즉 한미가 매년 실시하는 대규모 연합훈련의 실질적인 내용이 약화되고 있다는 우려입니다.

 

훈련 규모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실전 연계성'의 저하입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행정적 조정이 아니라 전투 준비 태세의 실질적 약화입니다. 주한미군 공식 홈페이지(USFK)에서도 연합훈련의 목적을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강화'로 명시하고 있는데, 그 상호 운용성이란 함께 땀 흘리는 과정 없이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트럼프의 압박: 감정 말고 구조로 읽어야 하는 이유

트럼프 대통령이 연합훈련 당일 SNS를 통해 훈련 축소를 지시했다는 사실에 감정적으로 반응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으로만 보면 본질을 놓칩니다. 지금 미국 입장에서 대한반도 카드가 연결되어 있는 이슈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방위비 분담금(SMA, Special Measures Agreement):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협정
  • 경제 현안: 대미 투자 이행 속도, 반도체 공장 건설 일정 등
  • 글로벌 안보: 중동 및 이란 사태 관련 지원 문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국내 여론의 시선을 돌리는 동시에 한국에 경제적·군사적 부담을 더 지우려는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습니다.

 

냉정하게 구조를 읽고 우리가 가진 카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대한민국 외교부에서도 공식 채널을 통해 협력 현안을 다루지만, 공식 채널 밖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협상의 무게감은 그 이상입니다.

한국이 취해야 할 3가지 핵심 전략

안보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상대방이 강력한 위협을 가하는 때가 아닙니다. 제가 34년 군 생활을 통해 얻은 확신은 "스스로 대응할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코리아 패싱을 지나치게 두려워하는 것 자체가 이미 전략적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

1. 한미연합방위태세의 실질적 유지 (실전 연계성과 상호 운용성 사수)
2. 독자적 억제력(Autonomous Deterrence) 강화 (스스로 설 수 있는 군사적 자율성 확보)
3. 주변 4강 외교를 활용한 선제적 공간 확보 (다자 접근을 통한 협상 지분 유지)

 

독자적 억제력이란 동맹국의 지원 없이도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는 자체 군사 능력을 의미합니다. 한국이 이 능력을 강화할수록 협상에서 더 대등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전략적 자율성이 커질수록 끌려다닐 일도 줄어듭니다.

마치며..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리든, 연합훈련 방식이 계속 바뀌든, 결국 핵심은 하나입니다.

 

"대화는 열어두되 방어 태세는 낮추지 않는 것, 동맹은 강화하되 우리의 안보를 남에게 전적으로 맡기지 않는 것."

 

이 두 원칙은 군에 몸담았던 34년 동안 제가 현장에서 확인한 가장 기본적인 진실입니다. 지금 한국이 처한 외교·안보 환경이 복잡하고 불안하더라도, 중심을 잡고 기본 원칙을 흔들지 않는다면 우리의 국익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FAQ: 코리아 패싱 및 연합훈련 축소 관련 핵심 질문

Q1. 야외기동훈련(FTX) 축소가 실제 전투력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주나요?

A. 문서나 도상 시뮬레이션 훈련은 지휘부의 판단 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지만, 통신 장애, 혼선, 기상 변수 등 현장의 우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 없이는 한미 간 지휘 통제와 물자 지원의 실질적 '상호 운용성'을 검증하기 어렵습니다.

 

Q2. '통미봉남' 전술에 한국이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무엇인가요?

A. 미국과의 안보 공조 채널을 다각화하여 한미 간 사전 합의 없는 북미 직거래를 방지하는 한편, 독자적 억제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안보 지형에서 한국의 지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또한 미·중 관계 및 주변 다자 외교를 적극 활용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견인하는 다자적 접근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Q3. 한미연합훈련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경제적 거래의 도구로 쓰이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안보와 경제 현안을 철저히 분리 협상하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연합훈련은 동맹의 생존과 직결된 군사적 기능이므로 정치적·경제적 대가로 주고받는 '거래 대상'이 아님을 한미 외교·국방 채널을 통해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합니다.


※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군 경험과 학술적 안보 시각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정부 기관의 공식 정책 조언이나 외교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Yn-Ck2-SAs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언덕이 있는 언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