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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재사용 로켓 (기술격차, 경제성, 한국우주)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7. 15.

솔직히 저는 중국이 이렇게 빨리 해낼 줄 몰랐습니다. 창정-10B 1단 부스터 회수 성공 소식을 접했을 때, 34년 군 생활 내내 우주 기반 전력의 중요성을 연구해온 입장에서 단순한 기술 뉴스 하나로 넘기기가 어려웠습니다. 미국이 10년 넘게 사실상 독점해온 로켓 1단 재사용 기술의 벽이 무너졌다는 것은, 우주 경쟁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기술격차: "회수 성공"이 곧 "기술 확보"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로켓 1단 회수에 성공하면 재사용 기술을 완전히 확보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군에서 신형 무기체계를 도입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확인한 사실이 있습니다. 초도 운용 성공과 안정적 양산·반복 운용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창정-10B가 이번에 택한 회수 방식은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스페이스X 팰컨9은 접이식 착륙 다리(landing leg)를 로켓 본체에 내장해 지면이나 드론십에 수직 착륙합니다. 반면 창정-10B는 바지선에 설치된 강철 그물에 로켓 하단의 금속 고리 4개를 걸어 포획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포획 회수 방식이라 부르는데, 로켓 자체에 착륙 다리를 달지 않아 기체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로켓이 바지선 위 수 미터 이내의 정해진 지점으로 정밀하게 진입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추력 벡터 제어(TVC, Thrust Vector Control), 즉 엔진 분사 방향을 실시간으로 조정해 자세를 유지하는 기술과, 항법 알고리즘의 정밀도가 그만큼 높아야 합니다. 스페이스X도 한때 페어링 회수에 그물 방식을 시도했다가 운용 효율 문제로 포기했습니다. 그걸 감안하면 이번 성공이 기술적으로 얼마나 고난도였는지가 짐작됩니다.

 

그렇다면 기술격차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다음 세 가지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술 분석 핵심 지표 스페이스X (Falcon 9) 기준 중국 창정-10B 현주소 및 전망
① 실질적 재발사 검증 회수 후 부스터 정밀 재점검 및 상업 재발사 정례화 완료 [미검증] 이번에 최초 회수한 부스터를 연내 재발사 목표로 정비 중
② 반복 사용 신뢰성 단일 1단 부스터 최다 35회 이상 재사용 기록 보유 [초기 단계] 현재 단 1회 회수 성공 수준, 반복 내구성 검증 필요
③ 운용 규모 및 비용 연간 수십~백여 회에 달하는 발사 데이터 축적 및 독점적 단가 인하 [데이터 누적 필요] 연간 발사 횟수는 증가세나 상업적 마진 확보는 초기 수준

 

창정-10B의 1단 엔진인 YF-100K는 다단 연소 사이클(Staged Combustion Cycle) 방식을 채택합니다. 다단 연소 사이클이란 연료를 두 단계에 걸쳐 태워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단순 연소 방식보다 엔진 효율이 훨씬 높습니다. 여기에 엔진 재점화(Relight) 능력, 즉 하강 중 껐다가 착륙 직전 다시 점화하는 기능이 이번 회수의 핵심 기술이었습니다. 이 부분만큼은 기술적 성취로 인정해야 합니다.

경제성: 진짜 싸워야 할 전쟁은 발사 비용입니다

군에서 새 무기체계를 평가할 때 초도 성능만큼이나 중요하게 따지는 것이 수명주기비용(LCC, Life Cycle Cost)입니다. 수명주기비용이란 획득비용뿐 아니라 유지·운영·폐기까지 전 과정의 비용을 합산한 개념입니다. 재사용 로켓을 평가할 때도 이 관점이 정확히 들어맞습니다.

 

창정-10B와 팰컨9을 제원만으로 비교하면 오해가 생깁니다. 창정-10B는 높이 약 40m, 이륙 추력 890톤으로 팰컨9(높이 약 70m, 추력 약 770~780톤)보다 작지만 추력은 오히려 100톤 이상 강합니다. 그런데 저궤도 탑재능력은 팰컨9이 약 22.8톤, 창정-10B가 약 16톤으로 차이가 납니다. 이를 보고 "팰컨9이 월등하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창정-10B의 수치가 낮은 이유는 재사용을 전제로 착륙(그물 걸이)에 필요한 귀환용 예비 연료를 엔진 내부에 사전 확보해 두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를 1회용으로 전량 연소해 날리면 실제 탑재중량은 크게 증가합니다.

 

경제성의 핵심은 결국 발사 1회당 비용을 얼마나 낮추느냐입니다. 재사용 발사체는 이론적으로 발사 비용을 최대 70~80%까지 절감할 수 있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연간 일정 횟수 이상의 발사가 정기적으로 전제되어야 합니다(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팰컨9이 독보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수백 회의 실전 발사 경험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중국이 기술적 회수 1회에 성공했다 해서 즉시 상업용 발사 시장의 판도를 장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후배 장교들에게 항상 했던 말이 있습니다. "전투 준비 완료는 무기 확보로 끝나지 않는다. 정비하고, 훈련하고, 반복 운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전력이 된다." 재사용 로켓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이 올 연말 예고한 실제 재발사에 완벽히 성공하고, 이후 안정적인 반복 운용 데이터를 축적해나간다면 그때부터 진짜 시장에서의 무서운 단가 싸움이 시작된다고 봐야 합니다.

한국우주: 부품 납품국에서 발사체 강국으로 가는 길

이 대목이 저한테는 가장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포병장교로서 국방 정책부서에 있을 때 우리 군이 운용하는 위성항법(GPS), 정찰위성, 조기경보체계 등이 얼마나 우주 기반 자산에 의존하는지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표적 획득부터 사격 통제, 실시간 전장 정보까지 제가 초임 장교 시절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세계입니다. 그런데 그 자산들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독자적인 능력이 없다면, 한반도 위기 상황에서 우리 손으로 주도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치명적인 안보적 빈틈이 생깁니다.

 

다행인 점은 우리 국내 우주 기업들이 이미 스페이스X와 블루오리진의 1티어 부품 공급망(Value Chain)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내 우주 소재·부품 기업들은 스페이스X에 초고정밀 특수 티타늄 소재를,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New Glenn) 탑재용 'BE-4 엔진' 핵심 주요 부품을 직접 국산화하여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 하청이 아닌,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 가이드라인과 기술적 요구 조건을 안정적으로 통과해 냈다는 실질적인 기술력의 방증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역시 최근 차세대 발사체(KSLV-III)의 설계 방향을 기존 등유(Kerosene) 기반의 1회용 설계에서 액체 메탄(LCH4) 엔진 기반의 재사용 발사체로 완전히 패러다임을 전환했습니다. 액체 메탄 엔진은 그을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엔진 청소 및 부품 수명이 획기적으로 길어 재점화 및 반복 재사용에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우주항공청(KASA)은 오는 2030년대 중반까지 재사용 발사체 및 관련 회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국내 유수 민간 대기업 컨소시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등)과 협력 체계를 가동 중입니다.(출처: 우주항공청(KASA))

 

다만, 전체 개발비가 당초 예산을 상회하여 5조 원 이상으로 추산되며, 재사용 발사 시 최적의 수명주기비용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연간 최소 10회 이상의 상업 발사 물량이 확보되어야 합니다. 국내 공공·민간 위성 발사 수요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므로, 초기 개발 단계부터 동남아시아나 중동 등 신흥 해외 위성 발사 시장을 포섭할 정교한 수출 비즈니스 모델이 국가 차원에서 동시에 가동되어야 합니다.

결론: 반복하는 조직만이 우주 격차를 좁힌다

재사용 로켓 기술은 결국 "쏘고, 회수하고, 정비해 다시 쏘는" 끝없는 순환 고리의 완성도에서 결판이 납니다. 중국의 창정-10B 그물 회수 성공은 분명 우주 개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의미 있는 성취이지만, 수십 회 이상 무리 없이 왕복하는 스페이스X의 팰컨9과의 실질적인 공정 격차를 좁혔다고 단정 짓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리나라도 누리호로 일궈낸 독자 발사체 자산을 발판 삼아 메탄 엔진 기반 차세대 재사용 발사체 개발에 모든 전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제가 34년 군 생활에서 뼈저리게 배운 유일한 안보 진리는, 기술 격차는 요행을 바라는 단 한 번의 도전으로 극복되지 않으며, 오직 실패를 무릅쓰고 정교하게 반복해 내는 조직만이 최종 승전보를 울린다는 사실입니다. 우주 영토를 둘러싼 무한 경쟁 역시 이 군사적 원칙과 완벽하게 궤를 같이합니다.

⚠️ 본 글에 서술된 기술 격차 평가 및 복합 우주 안보 시나리오 분석은 34년간 군에 복무한 작성자의 개인적인 군사학적 주관과 야전 경험에 기반한 해설이며, 대한민국 국방부, 우주항공청 또는 정부 기관의 공식 입장이나 전문적인 우주 산업 투자 조언이 아님을 밝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TtzfE6XJ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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