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전역한 뒤에도, 아침에 일어나 방산 뉴스를 읽는 것은 여전히 오랜 습관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도 쪽에서 날아온 안보 소식을 보면서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의 엄청난 대반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때 강대국 러시아의 보이지 않는 압박과 견제로 인해 사실상 백지화되는 것처럼 보였던 그 거대한 사업이 다시 살아났고, 그 거대한 판의 중심에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무기가 당당히 서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인도 국방부가 약 26억 달러(한화 약 3조 5,000억 원) 규모의 자주대공포 미사일 시스템 도입 사업을 전격 재추진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호-II(Biho-II)'가 가장 유력한 최종 후보로 다시금 떠오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국산 휴대용 유도무기인 '신궁' 미사일의 잇따른 글로벌 수출 잭팟 소식까지 겹치면서, 바야흐로 K-방산이 전 세계 방공 시장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꾸는 역사적 분기점에 섰음을 실감합니다.
신궁 미사일, 두 번의 연속 수출 성공이 증명하는 냉혹한 진실
솔직히 저 역시도 군에 몸담았던 초기에는 국산 '신궁' 미사일이 해외 방산 시장에서 이토록 빠르게 인정받고 주류로 도약할 거라고는 쉽게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소대장, 중대장으로 임관해 야전을 누비던 초창기만 해도, 우리 군의 휴대용 대공 무기체계는 성능과 신뢰성 면에서 미국의 스팅어(Stinger) 같은 서방제 유명 제품들에 늘 한 수 밀린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군의 발전 과정을 안에서 지켜본 제 경험상, 국산 무기체계가 진화하는 속도는 언제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매서웠습니다.
최근 2024년 루마니아가 약 9천만 달러 규모로 신궁을 전격 도입한 데 이어, 북아프리카의 강성 국가인 모로코 왕립군이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부(UN Register of Conventional Arms)에 신궁 발사대 50기와 미사일 101기를 완벽히 인도받았다고 공식 보고했습니다.
🌐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부(UNROCA)란?
각 주권국가가 자국의 무기 수출입 거래 내역을 국제사회에 자발적으로 신고하는 유엔 산하의 가장 권위 있는 투명성 제도입니다. 여기에 공식 기재되었다는 것은 영토 분쟁이나 외교적 잡음이 없는, 국제 사회가 공인한 정당하고 투명한 무기 거래임을 의미합니다. 즉, 신궁의 연속 수출 성공이 어쩌다 맞이한 단순한 행운이나 일회성 호재가 아니라는 확실한 방증입니다(출처: 유엔 재래식 무기 등록부).
전 세계 내로라하는 방산 강국들을 제치고 신궁이 선택받은 이유는 미사일 내부의 '적외선 시커' 국산화와 '탄두 타격 방식'의 격차에 있습니다.
- 레이저 근접 신관의 치명성: 기존 미국의 스팅어나 러시아의 이글라(Igla)는 탄두 중량이 1kg 안팎으로, 표적에 바늘구멍처럼 정확히 부딪혀야만 터지는 '직격 방식(Direct Hit)'을 씁니다. 반면 신궁은 무려 2.5kg의 대형 탄두에 '레이저 근접 신관'(표적과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하면 적의 열원을 감지해 자동으로 기폭하는 장치)을 탑재했습니다. 직격에 실패하더라도 적기 근처에서 폭발하며 720개 이상의 치명적인 텅스텐 파편을 사방으로 뿌려 단발 살상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립니다.
- 러시아 기술 의존 탈피: 과거 신궁의 해외 수출길을 가로막았던 것은 기술력이 아니라 부품의 해외 의존이었습니다. 미사일의 눈에 해당하는 유도 탐색 장치 속 핵심 소자인 '이중대역 적외선 검출기' 등 4종의 핵심 부품을 러시아에서 수입해 썼기 때문에, 한국 무기의 성장을 견제하려는 러시아의 몽니에 제3국 수출이 번번이 좌절되었습니다. 그러나 LIG넥스원이 약 450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이 시커 체계 전체를 완벽히 국산화하면서, 비로소 강대국의 승인 없이 독자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안보적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비호-II, 인도 국경지대에서 다시 열리는 대드론 복합방공의 기회
제가 군 생활 후반기에 예비군 부대를 지휘하고 야전 훈련을 통제할 때, 지휘관으로서 가장 피부에 와닿았던 전장의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는 바로 '소형 드론(UAV)의 등장'이었습니다. 아군 진지 상공에 정체불명의 수백만 원짜리 상용 드론 한 대가 뜨는 순간, 부대의 은거지와 위장망 위치가 적 지휘소 고스란히 노출되고, 곧바로 몇 분 뒤 정밀 유도 포격 탄착군이 형성되는 것을 훈련을 통해 직접 목격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첨단 전차와 장갑차들이 단 몇십만 원짜리 자폭 드론(FPV) 앞에 힘없이 고철로 변하는 참혹한 장면들을 보면서, 이것이 결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님을 현역 시절의 감각으로 절감하곤 했습니다.
현재 인도 군 수뇌부 역시 정확히 이와 똑같은 비대칭 안보 고민에 휩싸여 있습니다. 중국, 파키스탄과의 거친 국경 분쟁 지대에서 적대 세력의 저고도 소형 드론 위협이 폭발적으로 급증하자, 2020년대 초 안팎의 정치적 이유로 잠정 중단했던 SPAD-GMS 사업을 긴급히 재가동한 것입니다.
🛡️ SPAD-GMS 사업의 핵심
- 개념: 자주대공포 미사일 시스템(Self-Propelled Air Defense Gun-Missile System)의 약자입니다.
- 임무: 전차나 장갑차 등 기동하는 지상 주력 전력의 머리 위를 따라붙으며,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의 드론, 공격 헬기, 순항미사일을 가공할 만한 대공포 화력과 유도탄으로 동시에 격추하는 '움직이는 방공 요새'를 뜻합니다.
이 억 대 규모의 사업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호-II가 러시아제 무기를 누르고 독보적인 선두 주자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역설적으로 우리 K9 자주포가 인도 땅에 심어놓은 깊은 신뢰 자산이 존재합니다.
제가 군에 있는 동안 수많은 해외 무기 도입 및 절충교역 사업들을 지켜보았지만, 국제 방산 시장에서 단순히 성능 좋고 값싼 무기를 파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구매국의 자국 부품 의무 사용과 기술 이전 조건을 얼마나 유연하고 성실하게 맞춰주느냐가 거대 계약의 당락을 가르는 절대적 열쇠가 됩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거 인도의 까다로운 자국 내 제조 유도 정책인 'Make in India'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며 K9 자주포(인도명 바지라)를 성공적으로 현지 생산해 낸 대한민국 유일의 '신뢰 보증수표' 선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 현지 언론과 싱크탱크조차 자국 국방연구개발기구(DRDO)가 제안한 프로토타입 모델보다 한국 비호-II의 기술적 성숙도와 실전 배치 능력이 훨씬 압도적이라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출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더욱 강력한 전술적 무기는 차세대 비호-II가 단순한 자주대공포의 차원을 넘어섰다는 점입니다. 대한민국 육군이 정립한 미래 방공 발전 플랜에 따르면, 비호-II는 드론 전용 탐지 레이더와 함께 '어헤드탄(AHEAD)' 운영 및 대드론 유도탄 장착을 기본 골자로 합니다. 공중에서 목표 직전에 시한 기폭하여 수백 개의 금속 파편을 그물망처럼 쏟아내는 30mm~40mm 지능형 탄약은, 떼를 지어 몰려오는 적의 소형 드론 공격을 무력화하는 데 현존하는 가장 영리한 솔루션입니다.
결국 인도가 비호-II를 최종 선택하게 된다면, 대공포탑 위에 장착될 단거리 유도탄으로 우리 국산 '신궁 미사일'이 패키지로 묶여 수천 발 이상 동반 대량 수출되는 거대한 연쇄 효과를 낳게 됩니다.
결론: 단발성 수출을 넘어 수십 년의 안보 동맹으로 나아가는 K-방산
제 군사적 경험과 방산 메커니즘 분석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하이엔드 복합 복합 무기체계의 수출은 절대로 단발성 계약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기체계를 한 번 제식 도입한 국가는 향후 수십 년 동안 부품 수급, 탄약 보급, 군수 정비(MRO), 그리고 미래 성능 개량 단계까지 전적으로 최초 공급자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안보적 락인(Lock-in)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K9 자주포가 인도 국방 안보의 주축이 되었듯, 비호-II와 신궁 패키지가 인도에 안착한다면 그 파급 효과는 눈앞의 계약 금액을 수십 배 상회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34년의 군 생활을 복기해 보면, 시대에 따라 전쟁의 양상과 무기의 형태는 완전히 몰라보게 바뀌었지만 안보의 대원칙 중 결코 변하지 않는 단 한 가지 진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철저히 준비된 군대와 스스로 무기를 만들 줄 아는 나라만이 위기 속에서 주권을 지켜낸다"는 사실입니다.
우크라이나 하늘에서 수백만 원짜리 드론이 수십억, 수백억 원짜리 기갑 장비를 처참하게 파괴하는 비대칭 전장의 시대에, 이를 완벽하게 요격할 수 있는 신궁과 비호-II 같은 하이엔드 방공 무기체계의 전략적 가치는 날이 갈수록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밖에 없습니다.
K-방산의 수출은 단순히 민간 기업이 해외에서 외화를 벌어오는 상업적 행위가 아닙니다. 우리 국군이 사용하는 무기의 신뢰성을 세계 최고 수준의 까다로운 시장에서 엄격하게 검증받는 과정이자, 미래 글로벌 안보 협력의 교두보를 단단히 다지는 애국적 헤게모니입니다. 인도 방공 사업의 최종 서명 날짜가 언제로 다가오든, 현재 전개되는 이 뜨거운 흐름 자체는 이미 K-방산이 전 세계 방공 시장에서 차지하는 전략적 위상과 격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알리는 거대한 신호탄입니다.
본 평론은 전직 군 지휘관으로서의 개인적인 시각과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기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