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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 수뇌부 갈등 (전술 현대화, 드론전, 지휘부 교체)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7. 25.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 페도로우와 총사령관 시르스키 사이의 갈등이 공개 기자회견까지 번진 것을 보면서, 저도 처음엔 단순한 권력 다툼이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34년간 포병장교로 복무하며 정책부서와 현장 지휘를 두루 경험한 입장에서 들여다보니, 이건 사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군 조직이 새로운 전쟁 방식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터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충돌이었습니다.

전술 현대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 실제 현장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첨단 무기를 도입하면 군이 자연스럽게 강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새 장비가 들어오면 젊은 초급장교들은 먼저 뛰어들지만, 수십 년간 검증된 운용 방식으로 조직을 이끌어온 지휘관들은 쉽게 손을 뻗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닙니다. 책임지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페도로우는 35세에 비군사 분야 소셜미디어 사업가 출신으로 장관직에 올랐습니다. 반면 시르스키는 구소련의 명문 군사학교를 졸업하고 40년 넘게 전장을 지휘한 인물입니다. 교리(敎理, Doctrine)가 충돌할 수밖에 없는 조합이었습니다. 교리란 군이 전투를 수행하는 근본 원칙과 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쉽게 말해 조직이 위기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꺼내 드는 매뉴얼입니다. 수십 년간 쌓인 교리를 가진 지휘관이, 교리 자체를 바꾸려는 정책 결정자와 마주한 셈입니다.

 

페도로우는 한정된 국방 예산을 병사 급여보다 드론 같은 첨단 장비 구매에 우선 배정했습니다. 시르스키 입장에서는 당장 전선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의 생존권과 사기가 걸린 문제였습니다. 저 역시 현역시절 정책부서에서 근무하면서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목격했었습니다. 미래 전장 대비 투자는 분명히 필요하지만, 현장 지휘관에게 병사들의 급여와 장비 가동률은 내일의 일이 아니라 당장 오늘의 문제입니다. 두 시각 모두 충분한 이유가 있는데, 소통 채널이 막히면 결국 이렇게 공개 충돌로 터집니다.

드론전 강국이 된 배경, 그리고 조직 내 균열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페도로우 장관이 추진한 조달 혁신은 실제로 성과를 냈습니다. 병사들이 전과 포인트로 드론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마켓을 운영하는 방식은, 기존의 군 조달 체계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발상이었습니다. 군 조달 체계(Military Procurement System)란 무기와 장비를 구매하고 보급하는 공식 절차를 뜻합니다. 수요 발생부터 계약, 검수, 배치까지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있어서 전쟁 속도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자주 받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전(無人機戰)에서 두각을 나타낸 데는 이런 유연한 조달 체계가 한몫했습니다. 드론전이란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정찰, 타격, 전자전 등 복합 작전을 뜻하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는 소형 FPV 드론을 이용한 근거리 정밀타격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팔란티어 CEO를 비롯한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협력을 제안할 정도로 우크라이나의 전장 디지털화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습니다.

 

그런데 시르스키가 이 흐름을 달갑게 여기지 않은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는 바흐무트 전투에서 대규모 병력을 투입하는 소모전(消耗戰, Attrition Warfare) 방식을 고수한 지휘관입니다. 소모전이란 상대방의 전투 자원과 병력을 지속적으로 소진시켜 전쟁 의지를 꺾는 전략입니다. 이 때문에 그에게는 '도살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붙었지만, 그의 시각에서 보면 드론이 아무리 발전해도 지형을 확보하고 지키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학교기관에서 교관으로 근무할 때 후배 장교들에게 늘 했던 말이기도 합니다. 첨단 기술은 전투력을 높이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전투력의 전부는 아닙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두 사람이 같은 자리에서 대화조차 하기 어려운 상태였다고 직접 언급할 만큼 갈등은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분석에 따르면, 전시 지휘부 내 전략 노선의 불일치는 단순한 내부 갈등을 넘어 실제 전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합니다. 제 경험으로도 조직 내 소통과 상호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리 뛰어난 장비와 전술을 갖춰도 실행 단계에서 전력은 새어 나가게 됩니다.

지휘부 교체 이후 남겨진 과제

젤렌스키 대통령은 결국 페도로우를 해임하고 시르스키를 유지하는 쪽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았습니다. 페도로우는 해임 직후 기자회견에서 시르스키가 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공개 반박했고, 시르스키는 "전쟁은 쇼가 아니다"라며 맞받아쳤습니다. 군 내부의 균열이 외부로 완전히 노출된 순간이었습니다. 이후 여론 악화로 시르스키도 총사령관직에서 경질되었고, 마리우폴 방어전의 영웅으로 알려진 미하일로 드라파티가 후임으로 지명되었습니다.

 

드라파티는 페도로우와 우호적인 관계로 알려져 있어 전술 현대화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짚어봐야 할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전술 현대화(드론·무인체계 중심)와 병력 운용·사기 유지 간의 예산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2. 급격한 지휘부 교체가 현장 지휘관들의 신뢰와 작전 연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3. 러시아가 이 내부 혼란을 틈타 에너지 인프라 집중 공격과 동계 공세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지휘부 안정화를 얼마나 빨리 이룰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인사 교체가 조직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34년 군 생활에서 제가 직접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 바뀐다고 조직의 인식이 바뀌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무기체계보다 조직 문화와 구성원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훨씬 오래 걸립니다. 드라파티가 양쪽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는지가 향후 전황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RAND 연구소도 우크라이나 군의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전통적 전력과 첨단 무인체계의 통합 운용 능력 확보가 핵심 과제라고 짚은 바 있습니다.

 

💡 자주 묻는 질문 (우크라이나 군 지휘부 갈등 FAQ)

Q1. 우크라이나 지휘부 갈등은 단순한 정치적 권력 다툼인가요?

A. 아닙니다. 드론 중심의 첨단 기술 혁신을 우선시하는 정책 라인과, 병력 생존 및 전통적 지형 확보를 우선시하는 현장 지휘 라인 간의 '군사 교리(Doctrine) 및 예산 배분 충돌'이 본질입니다.

 

Q2. 드론 같은 첨단 무기가 도입되면 기존의 소모전 방식은 사라지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드론과 무인체계가 타격력과 정찰력을 혁신적으로 높여주지만, 최종적으로 지형을 점령하고 유지하는 것은 여전히 보병과 전통 전력입니다. 따라서 두 체계의 통합 운용이 핵심입니다.

 

Q3. 이번 지휘부 교체가 한국군이나 다른 국가 군대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A. 첨단 무기체계의 도입 속도만큼이나, 기존 군 조직의 보수적 문화와 현장 지휘관의 인식을 바꾸는 '소통 및 교육 체계'가 함께 맞춰져야만 조직 분열 없이 혁신을 이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결론: 혁신과 전통, 선택이 아닌 통합의 문제

결국 이번 갈등은 우크라이나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드론과 AI가 전장을 바꾸는 시대에, 모든 군 조직이 언젠가 한 번은 마주쳐야 할 질문입니다.

 

기술 혁신과 현장 경험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함께 가져갈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변화만을 외치거나 과거만을 고집하는 조직 중 제가 직접 본 성공 사례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번 전쟁은 그 교훈을 전 세계 앞에서 실시간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 본 칼럼에 인용된 우크라이나 국방부 및 군 지휘부 동향,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RAND 연구소 분석 자료 등은 외신 및 공신력 있는 언론 보도에 기초하였습니다. 본 글에 서술된 군사 교리 평가, 조달 체계 고찰, 조직 문화 분석은 34년간 포병장교 및 정책 지휘관으로 복무한 필자 개인의 전문적 식견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정부 기관이나 외교 정책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KTwdiiZuP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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