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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의 이란 본토 공습, 군 지휘관의 눈으로 본 중동 "억제 실패"의 징후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5. 17.

방어만 하던 나라가 먼저 적의 본토를 타격했다면, 그건 단순한 반격이 아닙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본토를 직접 공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는 군 시절 연합 훈련에서 지휘관들이 입버릇처럼 하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전선 확대는 억제 실패의 시작이다." 그 말이 지금 중동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중동 질서가 흔들리는 순간: 사우디·UAE의 반격

올해 3월 말,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이 이란 본토를 타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로이터 통신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사우디가 이란을 직접 공격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UAE 역시 이란 남부 라반섬의 정유 시설을 비밀리에 보복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제가 군에서 복무하는 동안 가장 경계했던 상황이 바로 이런 국지 충돌의 다국적 확산이었습니다. 한 지역에서 시작된 도발이 주변 동맹국들의 이해관계를 건드리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교전이 아니라 외교, 경제, 종교, 에너지가 동시에 얽히는 복합 위기로 변합니다. 직접 겪어보니 이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번 사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란의 태도 변화입니다. 공격 빈도가 주당 105건에서 25건으로 급감했는데, 이는 '에스컬레이션 래더(Escalation Ladder)'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에스컬레이션 래더란 분쟁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구조를 사다리에 비유한 개념으로, 상대가 한 계단씩 올라올수록 충돌의 강도와 범위가 커집니다.

분쟁의 강도가 계단식으로 높아지는 에스컬레이션 래더. 이란은 현재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사다리 끝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이 공격 빈도를 줄인 것은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사다리 높이의 한계를 인식했다는 신호입니다. 이란이 물러선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미 미국과의 전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군사력과 외교 자원이 빠듯한 상황에서, 사우디와 UAE까지 동시에 적으로 돌리는 것은 전략적 자살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쿠웨이트 국경을 침범하다 체포된 이란 혁명 수비대(IRGC) 소속 병사들의 사례도 이런 맥락에서 봐야 합니다. 여기서 IRGC란 이란 정규군과는 별도로 운영되는 정예 군사·정보 조직으로, 이란의 대외 공작과 대리전을 주도하는 핵심 부대를 말합니다.

이번 사태가 중동 안보 구도에 던지는 핵심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우디와 UAE가 미국 의존 없이 독자적 군사 행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
  • 이란의 공격 빈도가 외부 압박에 의해 실제로 꺾인 사례가 확인됨
  • 쿠웨이트, UAE, 사우디 등 아랍 국가들이 대이란 공동 대응 구도로 수렴 중

호르무즈 해협의 위기: 한국에 던지는 경고

미·중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 주중 대사가 중국에 휴전 중재와 외교적 지원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전략적 후견인(Strategic Patron)을 요청한 셈입니다. 전략적 후견인이란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군사·외교적 보호를 기대하며 의존하는 국제정치 관계 구조를 뜻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란의 이 기대가 절반은 맞고 절반은 위험한 오판이라고 봅니다. 중국은 이란을 포기할 수 없지만, 미국과 정면 충돌할 군사적 인센티브는 없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선호하는 전략은 위험 부담은 최소화하면서 영향력은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란이 중국을 믿고 강경 노선을 유지한다면, 실질적 지원 없이 외교적 고립만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제가 과거 군 생활 중 지휘관으로서 해상 교통로 보호 작전을 검토하던 시절,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과 같은 초크포인트 지점은 항상 최우선 분석 대상이었습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병목 지점. 이곳이 막히면 우리 경제는 즉각적인 마비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이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폭 약 33~55km의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에너지 수송의 핵심 병목 지점입니다. 이 해협이 막히면 유가 폭등은 기본이고,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같은 나라는 직격탄을 맞습니다(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실제로 한국의 중동 원유 의존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에너지 안보 분야에서 중동 분쟁의 영향은 단순한 유가 상승을 넘어 산업 전반의 원가 구조를 뒤흔들 수 있습니다(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그래서 저는 중동 분쟁을 "남의 나라 전쟁"으로 보는 시각이 가장 위험한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상황에서 한국이 실질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대응 분야 핵심 과제 기대 효과
에너지 안보 원유 수입 다변화 중동발 공급 충격 완화
자원 관리 전략 비축유 운용 점검 비상시 산업 타격 최소화
군사적 기여 청해부대 역할 재검토 해상 교통로(SLOC) 안전 확보

 

솔직히 이 부분은 제 경험상 늘 중요하다고 말은 많이 하지만,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는 속도가 느렸습니다. 그때 느낀 건, 위기는 항상 준비가 덜 된 쪽을 먼저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K-방산의 성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이 '에너지 안보의 방어막'을 쌓는 일입니다.

중동의 이번 충돌은 단순한 양자 갈등이 아닌 복합적인 질서 재편 과정입니다. 변화가 보이는 지금이 우리의 대응 전략을 다듬을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본 포스팅은 개인적인 경험과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공식적인 대외 정책과는 무관함을 밝힙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_ErSSNfFu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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