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처음에 이번 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공중전으로 끝날 거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미 해병대의 지상 투입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올라오는 순간, 군 복무 시절 배웠던 상륙작전 교리가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이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미 해병대 지상작전, 왜 호르무즈인가
미국 국방부가 수천 명 규모의 지상군을 투입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 도서를 점령하거나 해안 기습을 감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특수 부대와 일반 보병을 혼합 편성하는 이른바 합동 기동타격(Joint Assault)이라 불리는 방식으로, 단일 부대가 아니라 복수의 전력이 역할을 나눠 동시다발로 투입되는 구조입니다. 쉽게 말해 특수부대가 교두보를 뚫으면 일반 보병이 뒤를 받쳐 거점을 유지하는 형태입니다.
제가 복무할 때 상륙작전 훈련에서 귀가 닳도록 들은 말이 있습니다. "상륙 이후가 진짜다." 해안에 발을 딛는 것보다 그 거점을 유지하고 보급을 잇는 과정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뜻입니다. 좁은 도서 지형에서 적의 미사일, 드론, 해상 기뢰가 복합적으로 쏟아지면 병력은 사방이 열린 공간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이란처럼 비대칭 전력을 적극 활용하는 상대라면, 점령한 거점은 오히려 집중 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군사 전문가들도 같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식의 지상전은 미군을 훨씬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킨다는 경고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으며, 백악관은 아직 대통령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실무적 준비 단계일 뿐 최종 승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은 상태입니다. 다만 이 정도의 계획이 외부로 흘러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준비가 진행 중임을 시사합니다.
이스라엘 공습 현황과 전쟁의 전환점
이스라엘 공군은 현재까지 이란 군사 산업 자산의 약 70%를 타격했고, 이스라엘을 직접 위협하는 무기 생산 관련 핵심 기지는 약 90%가 파괴 범위에 들어온 것으로 평가됩니다. 전쟁 두 달째에 접어들며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중차대한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공식 언급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이란 해군 전력에 가해지는 타격입니다. 이스라엘 공군은 테헤란의 이란 해군 산업기구 본부를 공습해 첨단 해군 무기 생산 능력을 저해하는 데 집중했고,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 알리레자 탕시리 제독이 공습으로 사망했습니다. 이란 핵물리학자 모하메드 웨자 키아도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휘 계통과 기술 인력이 동시에 타격받으면 단기간 내 전력 복구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란은 전쟁 시작 이후 450발 이상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스라엘군은 공격의 92%를 요격했고, 이스라엘 공군은 이란 내 방공망, 미사일 발사대, 핵시설 등을 대상으로 13,00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다만 이런 수치는 전시 정보의 특성상 과장이 섞여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어느 쪽이 발표하든 전시 피해 집계는 항상 정치적 맥락이 개입됩니다. 이 점은 감안하고 읽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투하한 폭탄 수량과 이란의 발사 탄도미사일 수를 비교하면 화력 비대칭이 얼마나 극단적인지 드러납니다. 이 격차는 단순히 무기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전쟁 지속 의지와 방어 체계 자체의 차이를 반영합니다.
이번 분쟁에서 확인된 주요 군사적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스라엘의 공습 목표: 방공망, 미사일 발사대, 핵시설, 해군 산업 기구
- 이란의 대응 방식: 탄도 미사일 + 드론 복합 공격, 주변국 산업 시설 타격
- 후티 반군과 예멘: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며 전선에 합세
- 이란 혁명수비대: 바레인·아랍에미리트 알루미늄 공장을 탄도 미사일로 타격
이란 경제 달러화의 실제 의미
전장 밖에서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란 경제가 달러화(Dollarization)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달러화란 자국 화폐에 대한 신뢰가 붕괴되면서 국민들이 일상 거래에서 외국 통화, 주로 달러를 실질적 기준으로 사용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단순히 달러를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 자체를 달러로 표시하고 거래하는 단계입니다.
그 상징적인 신호가 2025년 4월 테헤란에 등장한 5달러 피자 가격이었습니다. 1년도 채 되지 않아 리알화 표시 가격이 폭등했고, 공식 인플레이션 수치인 70%를 이미 넘어선 상황입니다. 호세인 아크바리 전 테헤란 증권거래소 총재는 60% 이상의 고물가가 지속될 경우 이란 경제가 본격적인 달러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이 달러화가 정부의 정책 결정이 아니라 시장의 자구책에서 비롯된다는 점입니다. 국민들이 스스로 리알화를 버리고 달러 경제를 선택하는 것은, 화폐 시스템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이 현상은 이미 식료품을 넘어 부동산과 자동차 시장까지 확산 중입니다. 베네수엘라나 짐바브웨 사례를 떠올려보면, 달러화가 일단 시장 전체에 자리 잡으면 리알화 회복은 사실상 수십 년의 과제가 됩니다(출처: 국제통화기금 IMF).
제 경험상 경제 붕괴의 가장 무서운 부분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한번 달러로 기울어진 시장의 신뢰는 정부가 아무리 강제해도 되돌리기가 극도로 어렵습니다. 이란 정부가 군사 위협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무너져 가는 국내 경제까지 살펴야 하는 이중고에 빠져 있는 셈입니다.
이 전쟁은 어디서 끝날까
미국 JD 밴스 부통령은 군사적 목표의 상당 부분이 달성되었다며 조만간 이란에서 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전쟁 종결을 시사하는 발언이지만, 실제 출구 전략(Exit Strategy)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계되어 있는지는 불투명합니다. 출구 전략이란 군사 개입 이후 병력을 어떻게 안전하게 철수하고 정치적 목표를 마무리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뜻합니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반복된 역사를 보면 이 부분이 가장 취약한 고리였습니다.
한편 이란은 미국 대학들을 타격하겠다는 위협도 내놨습니다. 이스라엘-미국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란 내 과학 기술 대학을 포함한 교육 시설 두 곳이 파괴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명분입니다. 이런 식의 에스컬레이션(Escalation), 즉 갈등 단계가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은 분쟁이 단기간 내 수습되지 않을 가능성을 높입니다(출처: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저는 이란이 곧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이란은 1979년 혁명 이후 수십 년간 강도 높은 국제 제재 속에서도 정권을 유지해온 경험이 있습니다. 경제적 압박이 체제 붕괴로 직결되려면 내부 균열이 임계점을 넘어야 하는데, 그 시점이 언제인지 외부에서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지금 국면은 군사적 승패보다 지속 가능성, 경제 압박, 정치적 결속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장기전 구조로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결국 이번 분쟁은 전투 하나로 결판나는 성격이 아닙니다. 미군이 호르무즈 인근 도서를 점령한다 해도 그것을 유지하는 비용이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는지, 이란 경제가 달러화로 완전히 전환되기 전에 정치 지형이 어떻게 바뀌는지, 그리고 확전되는 전선을 주변국들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가 이 전쟁의 진짜 변수입니다. 상황을 계속 주시하시면서 단편적인 전과 발표보다 구조적 흐름을 함께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군사·경제 분야의 전문적인 조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