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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드론공격 (비용비대칭, 심리전, 다층방어)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6. 22.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군 복무 34년 동안 후방은 대체로 안전하다는 전제를 단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모스크바 드론 공격 뉴스를 접하고 나서 제가 가졌던 그 오랜 안보적 전제가 완전히 흔들렸습니다. 크렘린궁에서 불과 16km 거리까지 드론이 날아들고, 고층 아파트가 직격을 맞아 여러 층이 무너지는 장면은, 제가 수십 년간 알던 전쟁의 양상이 더 이상 현대전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하게 했습니다. 전직 군인의 시각에서, 후방과 전방의 경계가 사라진 이번 드론 공습의 본질과 한반도에 던지는 경고를 냉정하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방공망을 흔든 드론과 전쟁의 경제학 변화

이번 공격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단순히 격추된 드론의 숫자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심리전 효과입니다. 여기서 심리전(Psychological Warfare)이란 적의 사기를 꺾고 아군의 결의를 다지기 위해 왜곡되거나 과장된 정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군사 행동을 의미합니다. 양측 모두 이 전쟁에서 숫자와 이미지를 무기로 쓰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제가 군인의 시각에서 진짜 주목하는 핵심은 바로 비용 비대칭입니다. 여기서 비용 비대칭(Cost Asymmetry)이란 공격자가 투입하는 무기의 단가와 방어자가 이를 막기 위해 소모해야 하는 방어 비용 사이의 극심한 격차를 의미합니다. 수천만 원짜리 저가 드론 한 대가 수십억 원대의 방공 미사일을 강제로 소모시키고, 수도권 공항을 마비시키며 민간에 극심한 공포를 퍼뜨리는 방식입니다.

제가 현역 시절 후방 지역 지휘관으로서 대공 방어 계획을 수립할 때만 해도 전투기, 지대공 미사일, 대공포가 삼위일체처럼 묶여 방어자가 언제나 기술적 우위를 점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우크라이나가 저렴한 드론을 대량으로 띄워 러시아의 방어 비용을 유도하는 전략을 쓰면서 과거의 방공 공식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이 전쟁이 제1차 세계대전(1,568일)의 기간을 넘어 장기 소모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이러한 경제적 압박은 양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출처: SIPRI). 드론은 이제 적의 요격 미사일 재고를 고갈시키고, 발전소와 공항 등 핵심 인프라를 마비시키는 현대 지상전의 주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비대칭전력 시대와 한반도 다층 방어 체계의 시급성

이 전쟁의 참상을 보면서 저는 자꾸 우리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지난 2022년 북한 드론들이 서울 상공을 비행했을 당시 우리 군이 격추에 실패했던 사건은, 34년 군 생활 동안 제가 당연하게 여겼던 대한민국 방공 개념에 심각한 구멍이 있었음을 인정하게 만든 계기였습니다.

북한 역시 이 비용 비대칭의 원리를 이용한 비대칭전력 고도화에 사활을 걸고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비대칭전력(Asymmetric Warfare Capability)이란 기술이나 비용에서 열세인 군대가 상대가 가진 가장 취약한 지점을 집중 공략함으로써 전략적 균형을 일시에 무너뜨리는 군사적 능력을 의미합니다. 값싼 드론 수백 대를 동시에 띄워 우리의 허술한 후방 공항과 발전소를 마비시키는 시나리오는 이제 눈앞의 현실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갖춰야 할 대응 체계도 기존의 고가 요격 미사일 중심에서 벗어나, 저가 드론을 촘촘하게 상대하기 위한 레이어드 디펜스 체계로 시급히 전환되어야 합니다. 여기서 레이어드 디펜스(Layered Defense)란 여러 단계의 방어막을 거미줄처럼 겹쳐 놓아 하나의 방어선이 뚫려도 다음 방어선이 즉각 작동하도록 만드는 다층 방어 개념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대드론 레이더뿐만 아니라, 적 드론의 신호를 차단하는 전자전 장비의 유기적인 연동이 필수적입니다. 여기서 전자전(Electronic Warfare)이란 전자파를 이용하여 적의 레이더, 통신망, 드론 유도 장치를 교란하거나 물리적으로 무력화하는 전투 기술을 의미합니다.

전선 없는 총력전과 우리가 얻어야 할 안보 교훈

현대전은 전선에서만 싸우지 않습니다. 한국은행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내 에너지 수입 단가의 변동성이 전쟁 이전 대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현대전은 경제, 산업, 금융시장까지 실시간으로 연결된 총력전의 성격을 띠고 있습니다(출처: 한국은행).

무엇보다 보복과 재보복이 반복되면서 수미 지역이나 키이우, 모스크바 아파트의 무고한 민간인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전직 군인으로서 가장 마음이 무거운 부분입니다. 전략적 분석을 아무리 냉철하고 정확하게 해도, 그 숫자 뒤에 인간의 존엄성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잊으면 안 됩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닙니다. 후방과 전방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진 현대전의 무서운 민낯입니다. 이제 강한 군대의 기준은 값비싼 무기를 많이 쌓아둔 군대가 아니라, 저비용으로 적의 연결망을 마비시키면서 자국의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지킬 수 있는 군대입니다. 한반도에 더 이상 '안전한 후방 지대'란 없습니다. 지금 당장 우리의 전력 구조와 방어 개념을 과감하게 재검토해야 할 때입니다.


본 평론은 전직 군인으로서의 개인적인 시각과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기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j1sVmsQZ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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