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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포주의를 버린 현대전의 생존법: 현대위아가 제시한 경량화 자주포와 AI 전장 솔루션 (경량화 자주포, AI RCWS, 기동성)

by 등대가 있는 언덕 2026. 6. 18.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군 생활 초년 시절에 "화포는 무조건 클수록, 구경이 대형화될수록 강하다"는 완고한 생각에서 오랜 기간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34년이라는 긴 시간 내내 최전방의 막강한 전차와 포병 부대들의 가공할 화력을 직접 겪어보면서도, 그 거포주의적 고정관념이 깨진 건 생각보다 훨씬 나중 일이었습니다. 최근 현대위아가 방산 전시회에서 전격 선보인 경량화 자주포와 AI 기반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를 보며, 제가 군 생활 후반에야 비로소 늦게 깨달았던 전장의 패러다임 변화가 현대 무기 체계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깊이 실감했습니다.

경량화 자주포가 필요한 이유, 우크라이나가 증명한 전장의 냉혹한 현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 세계 군사 전문가들이 반복적으로 목격하며 충격을 받은 장면이 있습니다. 과거라면 철옹성 같았을 견고하게 고정된 포병 진지들이, 하늘을 뒤덮은 저비용 자폭 드론과 정밀유도무기의 표적이 되어 순식간에 무력화되는 참혹한 상황입니다.

제가 현역시절 포병 운용과 화력 계획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수립했던 경험을 떠올려보면, 과거의 교범에서는 아군 진지를 단단히 구축한 뒤 압도적인 집중 화력을 일시에 퍼붓는 방식이 정석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수십 년 된 철칙이 무너지고 새로운 개념으로 완전히 변모하였습니다.

🎯 슛 앤 스쿳 (Shoot & Scoot) 이란?

포병이 방열 후 사격을 가한 직후, 적의 대포병 레이더에 포탄 궤적이 탐지되어 역포격이나 드론의 보복 공격이 날아오기 전에 '즉시' 자리를 이탈하여 기동하는 현대 포병 생존의 절대적인 원칙입니다.

이 생존 전술을 완벽하게 실행하려면 무기 체계 자체가 획기적으로 가볍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합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155mm 대구경 자주포라 할지라도, 인프라가 열악한 산악 지형이나 사방이 고립된 도서 지역에 신속하게 헬기나 수송기로 투입하기는 현실적으로 엄청난 제약이 따릅니다.

현대위아가 이번에 공개한 경량화 105mm 자주포는 바로 그 중형 자주포들이 진입할 수 없는 틈새시장의 빈자리를 정밀하게 채우는 신개념 체계인 것입니다. 기존의 우리 군 차륜형 자주포인 '풍익'과 비교하더라도 중량을 절반 이하로 뚝 떨어뜨렸고, 탑승 운용 인원 역시 6명에서 4명으로 대폭 최적화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분당 최대 10발의 무시무시한 발사속도와 최대 사거리 18km라는 포병 고유의 화력은 고스란히 유지했습니다.

특히 대형 수송 헬기를 통해 공중으로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는 점은 지형적 제약이 극심한 작전 지역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차별점이 됩니다. 저 역시 이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그토록 오랜시간 유지해 오던 제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꿔버린 사실에 대해 스스로 매우 놀라웠습니다. 무기를 경량화하면 화력이나 사거리가 당연히 크게 희생된다고 생각했는데, 현대의 첨단 공학은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실증을 보여준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현대위아는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을 주요 수출 전략 대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은 국토가 광활한 반면 전방의 도로·교량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전선에 수십 톤에 달하는 K9급 중장비만 배치하기보다, 신속하게 기동할 수 있는 경량 자주포를 융합 운용하는 것이 재정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수출 성사의 마침표를 찍으려면, 냉혹한 국제 방산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과 바이어가 요구할 현지 생산 조건(ToT)을 얼마나 유연하게 맞추느냐가 핵심 변수가 될 것입니다.

AI RCWS, 인구 절벽과 병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기술적 돌파구

현역 시절 예비군 관련 안보 정책 업무를 고심하며 맡았을 때, 저를 포함한 모든 지휘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늘 똑같은 거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인구 절벽으로 인해 잘 훈련된 절대 병력의 숫자는 무섭게 줄어들고 있는데, 갈수록 고도화되는 현대전의 비대칭 위협 속에서 어떻게 전선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채울 것인가?" 하는 생존의 문제였습니다.

이번에 현대위아가 선보인 AI 기반 RCWS(Remote Control Weapon System, 원격 사격 통제 체계)는 바로 그 지휘관들의 깊은 고민에 대해 방산 기술이 던진 현실적인 응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원격 사격 통제 체계 (RCWS) 란?

작전 운용 장병이 적의 직사화기 노출 위험이 있는 무기 바로 옆에 서서 사격하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장갑 내부나 지하 지휘소에서 모니터를 보며 원격으로 무기를 통제하는 시스템입니다. 전투원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미래 기술입니다.

현대위아의 신형 AI 기반 소형 RCWS는 강력한 7.62mm 기관총을 탑재하고, 딥러닝 기반의 AI 자동 추적 알고리즘을 통해 전방의 미세한 표적을 스스로 탐지·식별·추적하도록 지능형 지원을 제공합니다. 기존의 1세대 RCWS들이 단순히 '원격 사격 기능' 자체에만 집중했다면, 이 모델은 AI가 인간 운용자의 사격 판단과 조준을 고도로 보조하여 오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해외 방산 전시 현장에서 까다로운 외국 군 관계자들이 직접 조작해 보며 높은 유입 관심을 보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그러나 야전에서 수많은 전투 장비를 다뤄보고 지휘해 본 제 경험으로 냉정하게 살펴보면, 기술의 화려함 뒤에 숨은 현실적 과제들도 냉정하게 짚어야만 합니다. AI 기술이 아무리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한다 한들, 현재의 전장 구조 속에서 기술은 어디까지나 인간 (지휘관, 각개 병사)의 판단을 돕는 '보조 수단'이라는 것입니다.

  • 표적 오인식의 리스크: 민간인과 적군, 혹은 아군을 오인식하는 정밀도 오류 문제는 전장에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전자전(Electronic Warfare) 하에서의 생뢰성: 적이 강력한 전파 교란이나 전자기파(EMP)를 살포해 아군의 통신과 감지 레이더를 먹통으로 만드는 하드코어한 전자전 환경에서도 AI 알고리즘이 흑화하거나 멈추지 않고 안정적으로 구동될지는 완전히 별개의 실전 검증 영역입니다.
  • 교전 규칙(ROE) 준수와 도덕적 책임: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최종 격발의 권한을 기계에게 어디까지 위임할 것인가에 대한 국제법적·도덕적 논의가 선제적으로 병행되어야만 실제 야전에서 온전히 신뢰받는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전자식 구동력 배분 시스템(e-ATC): 민간 자동차 기술이 전장 플랫폼으로 들어오다

현대위아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 화려한 화포 무기 체계 외에도, 포병장교 출신인 제 시선이 유독 흥미롭게 머문 곳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자동차 모빌리티 부품 기술력에서 파생된 '전자식 구동력 배분 시스템(e-ATC, Active Transfer Case)' 기술이었습니다.

⚙️ 전자식 구동력 배분 시스템 (e-ATC) 이란?

차량이 달리는 노면 주행 환경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차량의 앞바퀴와 뒷바퀴에 전달되는 구동력을 자동으로 최적 배분하는 지능형 장치입니다. 진흙탕, 빙판길, 바위가 가득한 급경사지에서 바퀴가 헛돌지 않도록 힘을 똑똑하게 나누어 줍니다.

현대위아의 e-ATC 기술은 총 4가지의 맞춤형 주행 모드를 지원하며, 특히 험준한 산악의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일반 주행 대비 무려 2.7배 이상의 강력한 구동력을 차축에 뿜어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미 우리 군의 차세대 군용 지휘차 및 다목적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는 기아의 타스만(Tasman) 픽업트럭 기반 차량에 탑재되어 그 혹독한 성능을 완벽히 검증받았다는 점만 보더라도, 이는 단순한 연구소용 전시 품목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이 대목에서 전직 지휘관으로서 제가 깊이 주목하는 본질은 단순한 부품 하나의 성능이 아닙니다. 최근 세계적인 현대전의 양상은 "민간 분야의 압도적인 첨단 기술(시빌 기술)을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군사 안보 분야에 스핀온(Spin-on) 시키느냐"의 무한 속도 경쟁으로 변모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자동차·IT 제조 산업 기반과 하이엔드 방산 산업을 동시에 완벽하게 보유한 지구상에 몇 안 되는 축복받은 국가입니다. 현대위아처럼 자동차 모빌리티의 핵심 메커니즘과 방산 화포 메커니즘이라는 두 거대한 축을 한 기업 안에서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거점이 존재한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엄청난 시너지이자 강점입니다.

세계적인 권위의 방산 전문 매체인 디펜스 뉴스(Defense News) 역시 한국 방산이 보여주는 민민·민군 기술 융합의 무서운 속도와 확장성에 대해 연일 지면을 할애하며 집중 조명하고 있을 만큼, 이 방향성은 이미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거부할 수 없는 핵심 경쟁 요소로 깊이 인식되고 있습니다 (출처: Defense News).

 

[현대위아 첨단 방산 융합의 3대 핵심 지향점]

  1. 무게는 과감히 줄이고 ──► 슛 앤 스쿳의 '기동성'을 극대화한다.
  2. 운용 인원은 최소화하고 ──► AI 자동화를 통해 '효율성'을 뽑아낸다.
  3. 민간 자동차 기술을 수용하여 ──► 방산 플랫폼의 '신뢰성' 경계를 허문다.

이 세 가지가 현대위아가 지향하는 방향이고, 동시에 현대전이 요구하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한국 방산의 다음 단계: 개별 무기 수출이 아닌 통합 '전장 솔루션'의 수출

K2 흑표 전차와 K9 자주포가 해외 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리며 대한민국 방산의 글로벌 위상과 눈높이가 완전히 달라진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대한민국 국방기술품질원이 발간한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한국은 전 세계 글로벌 방산 수출국 순위에서 괄목할 만한 상위권을 견고하게 유지하며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출처: 국방기술품질원). 그러나 제가 34년 동안 야전의 바닥에서 흙먼지를 마시며 온몸으로 절감한 군사적 진실은, 아무리 개별 단일 무기 체계의 스펙과 가성비가 뛰어나다 한들 그것만으로는 거대한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데 명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 전장은 언제나 지휘관의 예측을 비웃듯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며, 그때마다 군에게 진짜 필요한 것은 잘 만든 '개별 포 한 문'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통합된 전투 시스템 체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방산 수출 전선에서는 네트워크 중심전(NCW, Network Centric Warfare)이라는 거대한 개념이 생존을 좌우합니다.

🌐 네트워크 중심전 (NCW) 이란?

전장에 전개된 모든 개별 무기체계와 탐지 센서, 지휘관을 하나의 디지털 초연결 네트워크로 묶어, 전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전력의 효율성을 기하급수적으로 극대화하는 최첨단 전쟁 방식입니다.

현대위아가 경량화 자주포를 선보이며 단순히 포 한 문만 강조하지 않고, 이를 지원할 사격 지휘 차량, 탄약 운반 차량과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패키지 운용'을 귀가 따갑도록 강조하는 진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습니다. 이제 방산은 단품 기계를 파는 제조업이 아니라, 전장 전체를 통제하는 거대한 소프트웨어 시스템 솔루션을 파는 비즈니스가 되어야 합니다.

과거 현대위아의 이미지는 튼튼하고 정밀한 포열과 부품을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산 제조업체'의 인상이 짙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준 행보는 그 낡은 껍질을 과감히 벗겨내고 AI, 무인 체계, 기동 모빌리티 플랫폼을 하나로 묶어 전장을 리드하는 '복합 지능형 방산 기업'으로 체질을 완전히 바꾸겠다는 강력한 신호탄입니다.

이 위대한 도전이 글로벌 무대에서 진짜 성공을 거두려면, 눈앞의 단품 기술력을 자랑하는 것을 넘어 각기 다른 무기 체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내는 통합 시스템 엔지니어링 능력과, 수출 이후 수십 년간 바이어 국가의 안보를 케어할 지속 가능한 후방 군수 지원 인프라까지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단순한 무기 수출국과, 전 세계 안보의 패러다임을 리드하는 '전장 솔루션 수출국'을 가르는 결정적인 차이이자 한국 방산이 나아가야 할 거룩한 종착지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현대위아가 단순한 전시회 출품을 넘어, 야전의 가혹한 실전 운용 데이터를 어떻게 영리하게 쌓아 올리며 글로벌 영수증을 거머쥐는지 우리 안보 독자들도 아주 흥미로운 시선으로 지켜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본 평론은 전직 포병 지휘관으로서의 개인적인 시각과 분석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기관의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XfS26gKJy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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